115년 전통을 자랑하는 글로벌 캠핑 브랜드 콜맨 한국지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양두봉 대표. ‘전통의 힘은 품질에서 나온다’는 양 대표는 “우보산행의 자세로 천천히, 그러나 멀리 가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콜맨코리아
광고 로드중
■ 콜맨코리아 양 두 봉 대표이사
100년이 넘는 전통을 지닌 브랜드의 수장을 맡는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아니, 그보다 한 브랜드가 100년 동안 한결같이 고객의 사랑과 신뢰를 쌓아올 수 있었던 근원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양두봉(49) 대표는 지난해부터 115년 전통의 글로벌 캠핑 브랜드 콜맨 한국지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아웃도어에서 밥 좀 먹었다는 사람치고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양 대표는 아웃도어 분야에서만 20년 넘게 일한 아웃도어 전문가이다. 1993년 나이키코리아에 입사해 10년간 신발사업부를 책임졌고 고어코리아, 푸마코리아 등 글로벌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에서 영업 총괄 이사직을 역임했다.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에서 만난 양 대표는 “나이키 때는 길 가는 사람들 신발만 보이더니 요즘은 텐트, 테이블, 의자만 눈에 들어온다”며 웃었다.
변치않는 품질 하나로 전통 지켜내
아웃도어 시장 위축? 욕구는 여전
캠핑 문화 하나씩 선도해 나갈 것
- 캠핑의 계절 가을이 왔다.
“신제품은 4월에 가장 많이 나온다. 캠핑 매출은 4∼8월이 피크다. 사실 가을은 조금 내려가는 시기인데 올해는 추석 끝나고 특이하게 매출이 많이 올라갔다. 가을은 가을만의 정취가 있지 않나. 캠핑, 가야 한다.”
광고 로드중
“미국인에게 콜맨은 생활용품처럼 친근한 브랜드이다. 그것도 100년이 넘도록. 미국에서는 캠핑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 그냥 ‘아웃도어’라고 한다. 야외활동이 다 아웃도어다. 예를 들어 주택에 주로 살고, 녹지가 많다보니 바비큐를 많이 하게 되는데 바비큐장비, 테이블, 의자는 기본이다. 미국인들에게 콜맨은 생활용품이자 가구 개념인 것이다. 영화에서도 많이 나오지만 집집마다 현관에 랜턴도 필수적으로 갖춰놓고 있다.”
- 콜맨의 역사가 무려 115년이다. 말이 115년이지 특정 브랜드가 이 만한 역사를 만들었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콜맨이 100년이 넘는 전통과 역사를 쌓을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 있을까.
“품질이다. 불탄 차에서 나온 아이스박스가 멀쩡하고, 해저에서 발견된 랜턴의 불이 켜졌다. 강추위 속에서 캠핑을 하는데 다 얼어붙고 콜맨제품만 작동했다는 경험담을 갖고 있는 동계캠퍼들도 많다.”
얼어붙은 상태에서도 점화되는 콜맨 투버너. 사진제공|콜맨코리아
- 글로벌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를 두루 거치셨다. 글로벌 브랜드를 한국에서 전개하면서 느낀 한국시장만의 특징이 있다면.
“한국의 유통시장과 소비자는 다르다는 점을 해외 본사를 상대로 설득하는 게 쉽지 않다. 예를 들어 한국은 대리점 시스템이 있다. 본사에서는 이걸 이해하지 못한다. 직영점 외의 대리점 시스템은 우리시장만의 독특한 구조다. 또 한국소비자들은 눈높이가 높다. 매장환경이 깨끗하고 세련되어 있어야 구매로 이어진다. 아무리 글로벌 브랜드라고 해도 한국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 사업을 접고 철수한 곳이 많다. 한국은 굉장히 어려운 시장이다.”
- 아웃도어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고 하는데.
“위축된 것은 맞지만 실은 ‘옷 시장’이 위축된 거다. 2005년만 해도 아웃도어 브랜드가 몇 개 없었다. 돈이 된다고 하니까 너도나도 뛰어들었다. 아웃도어 시장이 피크를 찍고 다운되고 있는 것은 맞다. 정리 수순이라고 본다.”
- 캠핑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일본을 보면 90년대 중반에 버블경제가 훅 꺼졌다가 2002년경 최하위를 찍고 다시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우리도 다시 올라가지 않을까. 아무리 위축이 되어도 사람들의 욕구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국민소득이 3만불이 넘어가면 아웃도어로 갈 수밖에 없다. 한국은 좀 빨리 왔다가 정리되는 것이라 본다.”
광고 로드중
“콜맨의 기업 분위기는 원래부터 매출을 확 올려보자는 식이 아니다. 천천히, 하나씩 다지면서 캠핑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 우보산행(牛步山行)이랄까. 빨리 가기보다 천천히 함께 호흡을 맞춰서 멀리 가기를 희망한다.”
● 양두봉 대표이사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콜맨코리아 대표이사꺠(2015∼) ▲푸마코리아꺠(2012∼2013)꺠▲고어코리아(2005∼2012)꺠▲나이키코리아꺠(1993∼2005)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