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 한 글로벌한인연대 회장 방한, 버지니아주 법개정 과정 책 펴내 15만 동포 성금 모금 등 힘 모아… 日의 조직적 방해 공작 이겨내
린다 한 글로벌한인연대 회장은 “동해 병기 법안을 통과시킨 건 모든 교민이 힘을 합친 결과”라며 “교민들의 이 같은 움직임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책을 펴냈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2014년 미국 버지니아 주에서 ‘미국 교과서 동해 병기 운동’을 주도한 린다 한 글로벌한인연대 회장(65)이 방한했다. 5일 서울 팔래스호텔 출판기념회 및 동해 병기를 추진하는 모임(동추모) 발대식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그는 이날 행사장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14년 동해 병기 운동 당시 한인들의 열의를 떠올렸다. 워싱턴 한인 연합회가 주도한 이 운동의 결과, 미국 교과서 지도에 표기된 ‘일본해(Sea of Japan)’를 ‘동해(East Sea)’와 함께 표기하도록 버지니아 주의 법이 개정됐다. 이 법이 발효된 뒤 미국에서는 버지니아 주, 메릴랜드 주 등 7개 주 학교에서 동해 표기가 된 지도를 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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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에 따르면 일본은 대사관 차원에서 “독도가 일본 땅이니 동해도 당연히 일본해로 표기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로비스트까지 동원해 일본 사업체를 모두 철수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훼방을 놓았다.
일본의 조직적인 방해에 대응하려면 교민들이 최대한 힘을 합해야 했다. 한 회장은 워싱턴 한인협회와 함께 ‘교민 1명이 5달러 성금 내기 운동’을 벌여 활동 자금을 모았다. 버지니아 주 의회에서 해당 법안 통과를 결정하는 날에는 교민 400명이 한복을 입고 달려가 의회 안팎에서 동해 병기의 필요성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버지니아 주 의원들이 15만 명에 이르는 한국 교민의 요구에 반응하지 않을 수 없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가 주도한 운동이 성과를 내면서 교민 사회도 크게 고무됐다.
“만리타향에서 산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힘들고 외롭고 서러운 일이 많아요. 하지만 동해 병기 운동을 통해 ‘우리가 뭉치면 법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이 교민 사회에 생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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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 사회에 대한 관심과 응원도 부탁했다.
“교민들은 스스로를 독립군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힘들지만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에요. 그런 교민들도 외국의 법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국내에 살고 있는 국민들이 힘을 보태주면 교민들은 더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는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이원주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