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전속 사진사 피트 수자… 8년 동안 찍은 사진만 200만장 SNS에 정기적으로 올려 인기
백악관 전속 사진사 피트 수자의 카메라에 담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인간적인 모습. 2009년 5월에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져 보고 싶다는 흑인 아이의 요청에 흔쾌히 허리를 숙였다. 같은 해 12월에는 백악관에서 일하는 청소부와 ‘주먹 인사’를 했고 올해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참가했던 여자체조팀 선수들과 장난스럽게 스트레칭을 했다(위쪽 사진부터). 사진 출처 백악관 플리커 계정
내년 퇴임을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전속 사진사 피트 수자(62·사진)는 최근 CNN 인터뷰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의 백악관 사진사로서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 기쁘다”며 이같이 말했다. 1980년대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사진사로도 일했던 그는 2005년부터 오바마 상원의원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8년 가까이 오바마의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에 담으며 남긴 사진만 200만 장이나 된다. 그의 사진이 정기적으로 올려지는 백악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어는 260만 명, 그의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어는 48만500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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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찍은 가장 유명한 장면은 2009년 5월 촬영된 것으로 어린아이를 위해 허리를 숙인 오바마의 모습이다. 당시 오바마는 “(대통령의) 머리카락이 내 머리카락과 똑같은지 만져 보고 싶다”는 전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직원의 아들인 다섯 살짜리 흑인 어린이의 요청에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대통령이 어린아이 앞에서 권위를 내려놓고 기꺼이 허리를 숙이는 모습에 사람들은 감동했다. 수자에 따르면 이 장면은 ‘백악관 직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 됐다.
오바마가 백악관 청소부와 주먹 인사를 하는 모습이 담긴 2009년 12월 사진은 오바마의 ‘쿨한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데 한몫했다. 2011년 5월 상황실에서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을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 등 각료와 함께 생중계로 지켜보는 모습은 오바마의 진지한 면모를 드러냈다. 최근엔 오바마가 백악관을 방문한 2016 리우 올림픽에 참가한 미국 여자체조팀 선수들과 함께 익살스럽게 다리를 찢는 사진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와 ‘좋아요’ 수가 7만3000개를 넘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