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성 “내 사망진단서는 백선하 교수에게 안 맡길 것”…고 백남기 씨 사인 ‘외인사’ 강조

사진=고 백남기씨 사망진단서 관련 이윤성 서울대병원 특별위원회 위원장과 백선하 담당 주치의가 3일 오후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원대연 기자

이윤성 서울대의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4일 “제가 만일 뇌수술을 받으면 백선하 교수에게 수술을 받겠지만 사망진단서를 맡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고(故) 백남기 씨 사인이 ‘외인사’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서울대병원-서울대학교의과대학 특별조사위원장인 이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고 백남기 씨의 주치의인 백 교수가 사망진단서에 ‘병사(病死)’라고 기재한 것이 잘못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고 백남기 씨 사인을 두고 주치의인 백선하 교수와 엇갈린 의견을 내놨던 이 교수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백 교수의 의견에 대해 “이해를 잘 못하겠다”,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교수는 “고 백남기 씨 사망의 원사인(原死因)은 머리에 입은 손상이다. 사망의 종류는 원사인에 따라 분류하는 게 원칙이고, 그렇다면 외인사가 맞다”고 강조했다.

그는 “백 교수는 본인이 환자를 적극적으로 충분히 치료하고 싶었는데, 가족들이 연명의료계획서를 통해 혈액투석과 몇 가지를 원하지 않는다고 의사표시를 했고, 그것 때문에 충분한 진료를 못했다고 주장하고 싶었던 것 같다”며 “하지만 그것하고 사망의 종류를 결정하는 내용하고는 관련이 없기 때문에, 연명의료를 하지 않은 것과 병사를 선택하는 건 전혀 관련이 없는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백 교수 역시 백남기 씨의 가장 직접적인 사인이 ‘물대포에 의한 뇌출혈’이라는 걸 인정하고 있지만, 백 교수가 사망진단서 작성 원칙이 잘못됐다는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백 교수에게 사망진단서 작성 원칙이 이거 잘못됐고 이거 잘못됐다라고 얘기를 하고 설명을 하고 토론을 했는데 백 교수가 그걸 받아들이지 않는다”라며 “진단서는 환자를 진료한 의사가 작성하는 거다. 그래서 그걸 우리가 강요는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 선에서 마무리가 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 교수는 ‘서울대병원장이 대통령의 주치의 출신이다 보니까 어떤 외압이 미친 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외압이 없었다는 있었다는 증거가 있느냐, 그런 건 찾을 수가 없었다”면서 “그러니 이게 외압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없는데 이걸 괜히 부추겨서 이상하게 몰고가는 건 옳지 않다는 생각”이라며 외압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