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옥살이때 金씨 가족 경제적 지원… 편지 엮은 책 국내 출판비도 선뜻
29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화빌딩에서 만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오른쪽)과 로버트 김 씨가 ‘로버트 김의 편지’를 함께 들고 포즈를 취했다. 한화그룹 제공
29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화빌딩.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재미동포 로버트 김(김채곤·76) 씨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1996년 미국 해군 정보분석관으로 근무하던 당시 미국 정부가 한국 측에 알려주지 않은 국가기밀을 주미 한국대사관에 알려준 혐의로 체포돼 징역 9년에 보호관찰 3년 형을 받았다. 당시 이 사연을 접한 김 회장은 남몰래 김 씨 가족의 생활비를 지원했다. 김 회장의 ‘조용한 후원’은 2005년 김 씨가 보호관찰 집행정지로 자유의 몸이 된 뒤 국내 한 라디오방송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밝히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김 씨는 국제전화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 회장이 상당히 오랫동안 뒷바라지해 줬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경기고 동문이기도 하다. 김 씨가 김 회장보다 12년 선배다.
김 씨는 이달 21일 서울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29일 김 회장을 방문한 것은 과거 어려운 시기에 남몰래 도움을 준 것과 함께 이번 책 출판 비용까지 선뜻 지원해준 것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