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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농장주의 돈 훔친 근로자, 큰 금액에 놀라 풀밭에…

입력 | 2016-09-25 20:48:00


지체장애인인 농장주가 갖고 있던 소 판매대금 8000만 원을 훔쳐 달아난 일용직 근로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일하던 농장 주인의 집에서 현금과 수표 8000만 원을 훔친 A 씨(49)에 대해 특수절도혐의로 25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 씨는 23일 오후 9시 10분 B 씨(65·지체장애 1급)의 농장 집에 침입해 장롱에 있던 현금 5000여만 원과 수표 3000만 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B 씨의 농장에서 10일 동안 일하면서 그가 장롱에 현금을 보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B 씨가 사료를 주는 틈을 타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B 씨가 신고를 빨리 하지 못하도록 휴대전화와 차량 열쇠도 훔쳤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B 씨는 전동휠체어를 1㎞가량 타고 인근 주유소로 가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B 씨의 집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를 통해 A 씨가 현금을 훔친 것을 알고 행방을 추적했다. A 씨는 경찰 추적에 대비해 휴대전화를 끄고 잠적했다. 형사 40여 명은 24일 오후 9시 A 씨가 휴대전화를 잠시 켰다가 끈 장소를 토대로 수색을 펼쳐 그를 붙잡았다. 조사 결과 A 씨는 훔친 금액이 너무 많은 것에 놀라 현금 5000만 원을 비닐봉투에 싸 풀밭에 감춰놓고 수표는 버린 상태였다. A 씨는 현금 30만 원을 유흥비로 썼다. 경찰 관계자는 "사실상 노숙생활을 하던 A 씨가 훔친 금액이 커 놀란 데다 돈을 쓰는 방법을 잘 몰랐다"며 "A 씨를 조기에 검거해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