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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시선/고성윤]복무 단축 주장은 무지나 거짓말

입력 | 2016-09-01 03:00:00


고성윤 군사평론가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

내년 대선을 앞두고 걱정이다. 복무기간 단축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소리가 들려서다. 표심을 자극해 득표하려는 욕심 때문이다. 역대 대선에서 복무기간 단축 공약은 여와 야, 진영 논리와 무관하게 후보들이 즐겨 쓴 카드였다. 그런데 당선인들 가운데 공약을 그대로 실천한 이는 한 사람도 없다. 복무기간을 4개월 줄이겠다고 약속한 노무현 대통령조차 고심 끝에 2개월 줄였다. 이명박 대통령도 약속을 못 지켰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18개월 복무를 약속했으나 취임 후 공약을 폐기한 바 있다. 복무기간 단축을 실제 추진하기가 간단치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또 대선 때가 되면 모든 유력 후보들은 복무기간 공약을 들고나온다.

이들 주장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는 왜일까. 우리의 독특한 작전 환경 때문이다. 전 인민의 무장화에 7년 이상 복무로 전술전기에 능한 120만 북한군, 20만의 특작부대와 맞서야 하는 상황이다.

나라의 안위를 염려한다면 후보들은 먼저 야전 지휘관들의 현장 목소리를 귀담아들어야 한다. 그들이 우려하는 것은 전투력 약화다. 야전 지휘관들은 기초 전투 기량이나 주특기 공히 1년이 되어야 숙련 단계에 접어들고, 절반 이상의 고참병이 부대를 구성해야 강한 부대가 된다고 입을 모은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대안 없는 복무기간 단축은 심각한 병력 수급 문제를 초래한다. 이에 따른 전투력 약화는 필연이다.

예산 안 들이고 표심까지 얻을 수 있는 복무기간 단축 공약은 각 캠프에 매력적 카드임에는 틀림없다. 전쟁을 하기 전에는 폐해 확인도 안 된다. 그간 보완책이라고 들고나온 유급병 제도는 병사들에게 인기도 없거니와 예산도 문제다. 부사관을 마냥 증원할 수도 없다. 과도한 운영비가 전력 건설 압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향후 대선에 나설 후보들은 복무기간 단축으로 표심을 잡겠다는 생각에 앞서 전투력 약화를 걱정하는 현장 지휘관들의 목소리부터 듣는 게 순서다. 국방 재정 여건도 어렵지 않는가. 복무기간 단축의 위험성을 외면해선 안 된다. 신병자원 부족으로 오히려 복무기간을 늘려야겠다는 후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복무기간을 단축하겠다고 약속하는 후보는 ‘거짓말쟁이’거나 국가안보를 해칠 정치인이다.

고성윤 군사평론가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