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성 부상 승진 예정됐지만 태영호 망명 못 막아 조기소환 ‘후견인’ 이용호 외무상 불똥 튈수도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현 대사는 7월 외무성 부상 내정 소식을 들었으며 9월경 후임 대사의 아그레망(주재국 외교관 임명 동의)이 마무리되는 대로 ‘금의환향’이 예정되어 있었다”며 “하지만 태 공사 망명이라는 대형 돌발 악재가 발생했고 예정보다 한 달 빨리 본국으로 소환됐기 때문에 거취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 대사는 2011년 12월부터 주영 대사를 맡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때마다 “핵 무장은 정당하다”며 북한 입장을 앞장서서 대변해 왔다. 하지만 김정은의 지시로 대사관에 대한 국가안전보위부의 검열까지 진행되는 상황에서 현 대사의 승진까지 허락한다면 주재국 외교관들의 기강 해이를 용인하는 꼴이 될 수 있다.
후임으로 내정된 최일 외무성 국장은 전임자인 현 대사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 최 국장은 민간 비정부기구(NGO) 단체로 포장한 조미민간교류협회 부회장 및 외무성 참사관 자격으로 미국에서 근무한 미국통으로 알려졌다. 현 대사도 주영대사 직전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을 거쳤다. 북한이 미국통을 잇달아 영국 주재 대사로 파견하는 것은 영국을 미국과 관계 개선을 위한 관문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