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국토硏 용역결과 11월 발표 폐쇄 역사는 전시관으로 활용하고 태양광발전 시설-자전거길 등 조성
2019년부터 전시관과 북카페로 바뀔 예정인 울산 북구 호계역 전경. 울산시 제공
울산 출신 최종두 시인이 쓴 ‘호계역’의 마지막 구절이다. 1922년 문을 연 호계역은 김원일의 소설 ‘미망’에도 나올 정도로 울산의 대표적인 근대문화유산 가운데 하나다. 이 호계역이 2019년부터 전시관과 북카페로 다시 태어난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 활용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위한 주민설명회에서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개통으로 문을 닫는 역사(驛舍)와 역 광장이 전시관과 상업시설, 시민광장 등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또 폐선 철길은 레일바이크 체험시설이나 도시철도(트램), 태양광발전 시설, 자전거길 등으로 조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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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연구원은 폐선 철길을 ‘시민과 함께하는 소통의 길’로 만든다는 비전에 따라 단순 교통 기능에서 휴식과 생산, 문화 기능으로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 용역을 진행했다. 앞서 연구원이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주민들은 역사 터를 공원 및 휴식공간, 전시관과 박물관, 문화행사 이벤트 공간, 공공광장 시설 등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폐선 철도 부지는 관광자원과 공원, 교통시설, 문화시설로 꾸미자고 했다.
이에 따라 폐선 구간 중 효문역∼호계역 일부 구간은 도시철도 1호선 계획과 연계한 트램을 설치해 교통과 관광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방안으로 개발된다.
이와 함께 산책로, 시민공원, 수변공원, 마을정원도 조성된다. 울주군 외고산 옹기마을이 있는 남창역 주변은 관광숙박체험시설로 꾸며진다. 서생역∼남창역 일부 구간에는 레일바이크를 설치하고 주변에 캠핑장, 4륜 모터사이클장 등 레저 관광지가 들어선다. 활용도가 낮은 폐선 부지에는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고 기차가 다니던 터널에는 버섯 재배지나 식품 저장고를 짓는다.
문을 닫는 효문역은 첨단산업과 문화, 상업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문화, 복합공간으로 꾸며진다. 울주군 덕하역은 주민 여가 공간으로,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는 남창역은 보존해 전시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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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연구원 관계자는 “폐선 부지를 잘 활용하면 도심을 가로지르는 철도 노선으로 인한 물리적 단절을 해결하고 녹색도시 울산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