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24와 함께하는 독자서평] ◇와일드/셰릴 스트레이드 지음/우진하 옮김/552쪽·1만4800원/나무의철학
※지난 일주일 동안 388편의 독자 서평이 투고됐습니다. 이 중 한 편을 선정해 싣습니다.
꼬여만 가는 불행한 현실에서 탈출구를 찾아 셰릴은 혼자의 몸으로 여행을 떠난다. 여자 홀로 떠난 여행엔 여러 차례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고비와 육체적, 정신적 고통도 덮쳐 온다. 만약을 대비해 피임용품을 끝까지 가지고 다니던 저자의 절박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고난의 여정 속에서 만난 사람들은 극단적으로 착하거나 악하다. 혼자 여행한다는 것을 알고 겁탈하려고 하는 남자들이 있는가 하면, 여자 혼자 분투하는 것을 응원하고 음양으로 지원해 주는 이들도 있었다.
이 극한의 여정을 왜 선택했을까? 아버지의 학대와 가난으로 불행한 어린 시절을 지냈고, 그 자신도 이혼 뒤에 난잡한 생활 속에서 망가져 가는 자신의 삶을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준비도 없이 극한에 뛰어들었다. 흔히 홀로 떠나는 여행은 자신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고 하지만, 때론 처절한 외로움과 고독에 직면할 수도 있다. 절대 고독의 공간에서 몸부림치고, 몇 번의 생사기로를 넘나든 거침없는 그의 경험담은 우리에게 무자비한 현실 속에서도 치열하게 도전하는 내면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강창구 전남 순천시 왕지3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