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 시내가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인구의 평균 연령이 29세인 베트남 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6%의 성장률을 보여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단기 변동성이 큰 신흥국 시장의 한계를 고려해 중장기 관점의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DB
금융투자업계에선 2000년대 중반에 이어 두 번째 ‘베트남펀드 특수’에 대한 기대감과 베트남 경제와 증시의 취약성으로 급락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계감이 엇갈린다. 전문가들은 중장기 관점에서 베트남 시장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수익률 올라가자 시중자금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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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들이 베트남펀드 상품을 쏟아내고 두 자릿수 수익률까지 내자 시중 자금도 몰리고 있다. 베트남펀드 설정액은 23일까지 최근 석 달간 794억1100만 원이 늘었다. 같은 기간 글로벌 펀드에서 총 1107억 원이 빠져나갔다.
베트남펀드가 주목을 받는 건 베트남 증시의 호조 때문이다. 2006∼2007년 1,000 선을 넘었던 베트남 VN지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00 선까지 주저앉는 시련을 겪었다. 최근에는 650 선까지 회복한 상태다. 베트남은 경제위기 이후 연평균 6%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여기에다 베트남 정부가 지난해부터 외국인 투자 한도를 100%로 확대하고 국영기업 기업공개(IPO)를 늘리는 등의 경제개방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 “장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다시 부상하고 있는 베트남 시장이지만 시장의 경계감도 만만치 않다. 변동성이 큰 신흥국 시장의 한계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미국이 기준 금리를 올릴 경우 신흥국에서의 자금 유출이 확대되고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 이소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베트남뿐 아니라 신흥국이라면 피해 갈 수 없는 리스크”라며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환율이 출렁거릴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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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을 의식해 최근에는 단기 변동성에 휘둘리지 않고 장기 투자하는 베트남펀드들이 나오고 있다. 메리츠자산운용이 다음 달 내놓을 베트남펀드는 10년 만기 폐쇄형 펀드(투자자가 환매 청구를 할 수 없음)로 설계된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베트남 시장은 최소 2, 3년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면서 “펀드 등의 간접투자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펀드 운용 실적 등을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