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 지지율 10%대… 당내경선 변수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61)이 22일 내년 4월 대선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지난달까지 우파 성향의 공화당 대표를 지낸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역사의 고통스러운 시간에 전투를 이끌 힘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좌파 성향의 사회당 소속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62)도 재선에 도전한다. 올랑드는 4년 전 사르코지를 꺾고 대권을 거머쥐어 이번엔 공수를 바꿔 재대결을 펼치게 된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지지율이 10%대여서 예선 통과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14년 정계 복귀 이후 여론조사에서 당내 경쟁자인 알랭 쥐페 전 보르도 시장을 앞선 적이 한 번도 없다. 사치와 허세를 일삼는 ‘블링블링’ 대통령으로 유명한 그는 재임 기간 갖가지 부패 스캔들을 일으켰고 지금도 2012년 대선 불법 선거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결선투표제를 잘 활용하면 기회는 있다는 게 언론의 분석이다. 재임 시절인 2010년 공공장소에서 부르카를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킨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이번에도 정체성 확립을 구호로 내세웠다. 최근 잇달아 터진 테러도 극우 성향의 그에겐 호재다.
올랑드 대통령은 녹색당 등 좌파 성향 표를 꽉 잡고 있다. 최대 변수는 극우 성향의 국민전선(FN) 마린 르펜 대표(48)의 파괴력이다. 현재 20% 중반대의 지지율로 사르코지나 올랑드를 앞서지만 그에 대한 반감도 심하다. 결선투표에 오를 경우 올랑드 대통령은 반(反)르펜 정서를 자극해 중도 표를 얻으면 승리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