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30년展’
▲ 천성명 작가가 합성수지로 빚은 ‘그림자를 삼키다’(2008년·앞쪽)와 독일 작가 키키 스미스의 동합금 조각 ‘여인과 양’(2009년)을 한 공간에 연결해 배치했다. 표면적으로는 ‘잠에서 깨어나는 인물’ 이야기의 한 장면을 모티브로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이번 전시는 그 소장품 중심으로 구성한 대규모 기획전이다. 과천관 8개 전시실 모두를 비롯해 홀, 회랑 등 개방 공간 전체를 단일 주제 기획전에 활용하는 것은 처음이다. 전시 작품은 560여 점(작가 300여 명)에 이른다. 기획총괄을 맡은 강승완 학예연구1실장은 “소장품뿐 아니라 25% 정도는 신작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사진설치작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의 ‘그림자 연극’(1986년). 영상작가 장민승의 작품과 나란히 전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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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짝지우기가 공감을 얻기는 어렵겠지만 작가 국적과 제작 시기의 경계를 뛰어넘어 연결점과 상이점을 더불어 찾으려 한 노력의 흔적은 뚜렷하다. 그러나 관람객이 짤막한 감상을 적도록 전시품 사이사이 놓아둔 테이프 기록 장치는 활용도가 애매해 보인다. 20일 오전 확인한 메모 내용은 ‘전시품에 쓰인 어항 관리하려면 힘들겠다’ ‘물고기가 몇 마리인지 궁금하다’ ‘억지로 이어내려 한 듯하다’ 정도였다.
▲김승영 작가가 나침반, 여행가방, 네온램프로 설치한 신작 ‘그는 그 문을 열고 나갔다’(2016년). 옆방에 놓인 그의 전작 ‘문’(1997년)과 대구를 이룬다.
전시실에 입장할 때마다 관람객을 감시하는 관리 인력이 눈을 떼지 않고 졸졸 따라붙도록 한 운영 방침 역시 보완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서구 유명 미술관의 전시실 관리 인력이 어떻게 근무하는지 국현 직원들이 누구보다 더 잘 알 것이다. 차린 것은 많으나, 행여 수저 하나 상할까 봐 전전긍긍하는 잔칫상이다. 02-2188-6000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