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도 함께 뛴 리우 대회
기업들, 선수단에 ‘5色맞춤형 지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위해 국내 기업들은 ‘의(衣)’ ‘식(食)’ ‘주(住)’ ‘기(技)’ ‘기(氣)’라는 5가지 부문으로 국가대표 선수단을 지원했다. 삼성그룹이 전체 선수단 의식주를 책임진 가운데 양궁(현대자동차) 펜싱(SK) 사격(KT) 체조(포스코) 등 특정 종목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기업들의 첨단 기술 지원도 주목을 받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한국 시간으로 22일 오전 폐막하는 이번 리우 올림픽에는 선수들과 함께 뛴 기업의 땀방울이 숨겨져 있다. 기업들은 선수들의 ‘의식주’는 물론이고 경기력 향상에 필요한 첨단 기술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 그녀들이 올림픽 광고에 보이지 않은 이유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을 후원하는 KEB하나은행은 대표팀의 4강 진출 실패에도 기대했던 홍보 효과는 충분히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추구하는 이미지가 ‘1등 은행’ ‘국가대표 은행’인데 축구팀을 후원하면서 국민들에게 그런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심어줬다”고 평가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2022년까지 국가대표팀을 후원하는 장기 계약을 했다. 후원 금액은 1년에 50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부터 적용된 ‘룰 40(rule 40)’의 영향으로 금융권을 포함한 기업의 올림픽 마케팅 열기는 예전보다 줄어들었다. IOC는 올림픽 공식 후원사의 독점권을 보호하기 위해 올림픽 광고 및 마케팅과 관련한 규제를 담은 룰 40을 시행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IOC가 이번 올림픽에서 비(非)공식 후원사도 참가 선수들을 활용해 광고를 할 수 있게 했지만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있어 허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리우 올림픽 28개 종목 중 10개 종목의 협회장을 기업 인사들이 맡고 있다. 기업들은 또 국내 프로팀이 없는 육상, 양궁, 사격 등 14개 종목에 25개의 아마추어 선수단을 운영하고 있다.
○ 의식주 책임진 기업들
국내 기업의 기술력도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 코오롱은 양궁과 골프 경기가 야외에서 진행되는 점을 감안해 친환경 항균 모기 기피 소재 ‘모스락’을 적용한 경기복을 제공했다. 브라질에서 발병한 지카 바이러스 매개체인 모기에 대한 선수들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양궁 종목에서 한국이 금메달을 싹쓸이한 데는 현대자동차가 지원한 ‘뉴로 피드백’ 뇌파 훈련 덕도 컸다. 현대·기아차 연구개발(R&D)센터는 ‘활 비파괴 검사’, 각 선수의 손에 편안하도록 설계된 ‘맞춤형 그립’, 불량 화살을 걸러내 주는 ‘슈팅머신’ 등을 지원했다. 10년 넘게 펜싱 종목을 후원해 온 SK그룹은 3차원(3D) 모션캡처 기술과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SW)로 태극전사의 동작과 경쟁자들의 주요 전술을 분석했다. 포스코는 체조 선수단에 초당 7만 장을 찍는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한 영상분석 프로그램을 제공해 기술 훈련을 도왔다. 이용우 전국경제인연합회 사회본부장은 “기업들의 스포츠 후원이 각사의 특성을 살린 맞춤형 스마트 내조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창 ramblas@donga.com·김창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