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규·산업부
16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한진해운의 자구안 제출 시점을) 19, 20일경으로 잡고 있다”고 발언함에 따라 한진해운에는 이번 주가 ‘운명의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으로서는 한진해운을 살리기 위해 1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추가로 지원하든지, 아니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을 두고볼 것인지 양자택일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진해운은 용선료 및 선박금융 협상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어 해운업계에서는 만약 조 회장이 추가 지원하겠다는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법정관리행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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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은 잇단 인수에 대해 한진해운에 자금 유동성을 지원하는 것과 동시에 회사의 성장동력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당장 현금이 바닥난 한진해운은 급한 불을 끌 수 있고 ㈜한진은 자사의 기존 사업과 밀접한 한진해운의 자산을 사들인다는 점에서 양쪽이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한진은 육상물류와 함께 항만터미널 운영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사들이거나 매입을 검토 중인 한진해운의 자산이 해외터미널 지분과 항로 영업권이어서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에 반해 법정관리 대비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진의 잇단 자산 인수가 한진해운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마치 가라앉는 배에서 쓸 만한 물건들을 먼저 건져 두는 행위와 같다는 것이다. 만약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했을 때 법원이 기업을 유지하는 것보다 청산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면 아무것도 건지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이 현재 필요로 하는 자금이 1조∼1조2000억 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한진이 사들인 금액은 한진해운이 위기에서 벗어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어서 이런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인 롱비치터미널을 사들인다고 해도 ㈜한진이 지원한 금액은 2000억 원이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다. 한진해운은 올 2분기(4∼6월)에만 2289억 원의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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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산업부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