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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의 엄마인 44세의 골키퍼 오영란이 한국 여자 핸드볼을 구했다.
11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핸드볼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한국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 소리가 울리는 순간 네덜란드에게 7m 페널티스로를 내줬다. 32-32 동점 상황에서 한국의 골문에는 한국 선수단 최고령 선수인 오영란이 서 있었다. 골을 허용하면 예선 3전패를 떠안게 되는 위기에서 노련한 오영란은 공의 방향을 정확하게 읽었다. 공은 오영란의 명치 부분을 맞고 골대 옆으로 흘러나갔다. 그 순간 한국 선수들은 오영란을 부둥켜안고 흐느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 핸드볼 금메달 주역인 임오경 서울시청 감독도 방송 중계 해설을 하다 눈물을 흘렸다. 임 감독은 “영란이는 평소 머리 속이 온통 상대 선수들의 슛 분석으로 꽉 차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럼에도 영란이는 늘 ‘더 못 막아 줘서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그 때 기억이 나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남은 2경기에서 영란이가 또 사고를 칠 것 같다”고 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 4번의 올림픽을 오영란과 함께 출전했던 오성옥 여자 청소년 대표팀 감독은 “12년 전 아테네 올림픽 결승 덴마크 전 마지막 동점 상황에서 페널티스로를 영란이가 막았던 상황과 너무 똑같았다”며 “베이징 올림픽을 준비하던 당시 남자 코치들의 슛을 막는 연습을 하다 다리 앞쪽 허벅지에서 종아리까지 뱀 모양 같은 피멍이 들고도 아픈 티를 내지 않았던 영란이의 모습이 여러 번 스쳐 지나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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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영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