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 이후 관례로 굳어져… 시진핑, 장기집권 추진說 솔솔 왕치산 서기 내년 유임여부 주목
AFP통신은 10일 “최근 개막한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시 주석이 공산당 총서기직 유임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전·현직 지도자들이 비밀리에 허베이(河北) 성의 휴양지 베이다이허에 모여 국가 중대사를 논의하는 전통을 갖고 있다. 이 통신은 “시 주석의 총서기직 유임 추진 여부는 시 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내년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유임되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덩샤오핑은 자신이 물러나면서 후임 권력자에게는 총서기와 국가주석을 한 차례 연임해 10년씩 집권하는 관례를 만들었다. 시 주석이 집권 10년째인 2022년 이후에도 총서기와 국가주석직을 내놓지 않는다면 ‘10년 집권’의 내규를 깨는 첫 최고지도자가 된다.
시진핑 체제에서 ‘반(反)부패 사령탑’을 맡고 있는 왕 서기는 내년 19차 당대회에서 69세가 된다. 왕 서기가 ‘칠상팔하’라는 관례를 깨고 유임될 경우 2022년에 70세가 되는 시 주석에게 선례를 만들어 ‘팔하’의 규정을 받지 않고 상무위원에 남을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왕 서기를 유임시킬 경우에는 ‘반(反)부패의 지속적인 추진’이 대표적인 명분으로 거론된다. 윌리 람(林和立) 홍콩 중문대 교수는 시 주석이 총서기직을 내려놓는 것을 거부할 확률이 60∼70%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시 주석이 총서기로 남아도 국가주석은 헌법상 5년 임기가 규정돼 있어 개헌이 이뤄지지 않는 한 총서기직만 유지하면서 최고지도자로 있을 수도 있다. 중국의 최고 권력을 나타내는 지위는 총서기, 국가주석,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등 3가지다. 덩샤오핑은 중앙군사위 주석 직함만으로 10여 년간 최고지도자로 군림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