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가슴 노출 ‘힐러리 벽화’ 논란에 기발한 그림수정 반발, 어떻게?

입력 | 2016-08-02 15:35:00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를 비키니 수영복 차림으로 묘사한 그래피티(벽화) 작가가 자신의 그림이 비난을 받자 그림속 비키니를 이슬람 전통의상 ‘니캅’으로 갈아 입히는 기발한 방법으로 반발했다.

호주 예술가 러시석스(Lushsux)는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클린턴 벽화에 덧칠 중인 자신의 모습을 영상으로 올렸다.

앞서 그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멜버른의 한 상가 건물 외벽에, 성조기 문양의 비키니를 입고 허리춤에 돈을 끼운 대형 클린턴 벽화를 그렸다.

그는 이 그림을 사진으로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큰 반향을 일으켰다. 대부분이 비난 여론이었다.

항의가 거세지자 인스타그램측은 다음날 이 게시물에 대해 삭제를 요구했으며, 멜버른의 관계 당국도 벽화를 지우라고 러시석스와 건물주에게 요구했다. 당국은 힐러리여서가 아니라 그림 자체가 선정적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러시석스는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하면서 그림을 지우는 대신 눈을 뺀 나머지를 모두 검은색 니캅으로 덮어 클린턴을 ‘무슬림 여성’으로 탈바꿈 시켰다.

그는 새 작품을 다시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더 이상 모욕적이고 헐벗은 클린턴이 아니다. 이 무슬림 여성이 불쾌하다면 당신은 편견이 심한 성차별, 인종차별, 이슬람 혐오자다”라고 설명을 달았다.

그는 이와 함께 자신이 트럼프 지지자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듯, 또 다른 벽면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옷을 벗고 있는 모습을 그려 인터넷에 공개했다. 이 그림도 애초 트럼프의 성기까지 묘사해 그렸으나 나중에 중요 부분만 클린턴의 얼굴 그림으로 덧씌워 수정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계속된 삭제 요구가 있었던 듯 러시석스는 2일 오후 “당국이 이겼다. GG(포기한다는 뜻의 게임 용어)라는 글과 함께 새로 페인트칠한 벽 사진을 올렸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