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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아프간 수도서 자폭테러… 300여명 사상

입력 | 2016-07-25 03:00:00

시아파 하자라족 시위현장 노려… 사망 80명 등 15년만에 최대 피해
“탈레반과 테러경쟁 본격화” 우려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시아파 시민의 시위 현장을 겨냥한 자살폭탄 테러를 저질러 최소 80명이 죽고 231명이 다쳤다. 이번 테러로 인한 사상자는 2001년 미국이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린 이래 가장 많다. IS가 이번에 처음으로 아프간 수도를 노린 테러를 감행하면서 기존 반군 무장단체인 탈레반과 ‘테러 경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IS는 23일 카불 시내 ‘데 마장’ 지역에서 시아파 소수민족 하자라족이 주도하는 시위 현장을 겨냥해 자살폭탄 테러를 벌여 310명이 넘는 사상자를 냈다고 BBC가 보도했다. 하자라족은 정부가 추진 중인 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을 잇는 전력망 공급 사업에 하자라족 거주지인 바미안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시위하던 중이었다. 테러 발생 지역에 정부가 시위를 막기 위해 주요 교차로마다 선적 컨테이너를 배치해둔 탓에 구급차 등 응급의료 인력의 접근이 더뎌지면서 사망자 수가 늘어났다.

IS는 테러 직후 아마크통신을 통해 카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IS는 테러범이 2명이라고 주장한 반면 아프간 정보당국은 3명이라고 밝혔다. 아프간 정보당국은 BBC에 “IS 사령관 아보 알리가 아프간 동부 난가하르 주 아첸 구역에서 테러범 3명을 보냈다”며 “테러범 중 1명만 자폭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테러범은 자폭을 시도했으나 허리춤에 찬 폭탄이 터지지 않았고 세 번째 테러범은 경비대에 의해 사살됐다.

그동안 주로 난가하르 주에서 테러를 벌여온 IS가 카불까지 테러 전선을 확대한 것은 그만큼 IS 추종세력이 아프간 내에서 확장됐다는 것이라고 미국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가 분석했다. 아프간 최대 반군 무장단체인 탈레반은 카불에서 벌어진 IS의 첫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며 IS를 비난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테러 다음 날인 24일을 전국적인 애도일로 지정했다. 그는 TV 연설을 통해 “모든 시민의 권리인 평화시위 현장에 기회주의적 테러범이 잠입했다. 반드시 복수하겠다”고 말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