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1000여 개 뿌린 美인권재단 알보르센 대표
‘인권재단(HRF)’의 토르 알보르센 대표는 20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드라마 등 외부 정보를 담은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가 북한에 자유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인 ‘인권재단(HRF)’ 토르 알보르센 대표(40)는 20일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외부 정보를 담은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가 북한에 자유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알보르센 대표는 2년 전부터 올해 5월까지 드론을 이용해 최고 존엄 모독이라며 북한이 강하게 반발한 할리우드 영화 ‘인터뷰’와 한국 드라마, 위키피디아 등을 담은 USB메모리 1000여 개를 북한 땅에 뿌렸다. 첨단 과학기술의 산물인 드론은 목표한 지점에 정확히 USB메모리를 살포하고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흔적도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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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보르센 대표가 말하는 제3국은 중국이었다. 그는 어떻게 중국에서 드론을 날릴 수 있었을까. 그는 “함께 활동하는 탈북단체가 대신해 주고 있다”며 “드론의 정확한 기술적 제원과 날리는 위치, 낙하지점 등은 보안상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한 탈북단체 대표는 “현재 중국에서 무게 2kg 정도의 물체를 매달고 20km 정도 날아갔다 돌아오는 드론이 600만 원 정도에 거래된다”고 전했다. 알보르센 대표는 드론과 USB메모리 구입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알보르센 대표는 베네수엘라 출신이다. 그는 “북한 체제 수호의 첨병인 국가안전보위부가 베네수엘라 남성이 북한을 비판하는 자료를 뿌릴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00년 우연한 기회에 요덕수용소 출신인 강철환 씨가 쓴 ‘평양의 어항’이란 책을 읽게 됐다. 그때 ‘북한을 변화시키는 일’을 필생의 과제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북한 인권이 열악하다는 이야기는 13세 때 아버지에게서 처음 들었습니다. ‘피델 카스트로가 통치하는 쿠바보다 더 열악하다’고 말이죠. 직접 탈북자들을 만나 들어본 북한 인권의 열악함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알보르센 대표는 개인적인 아픔도 갖고 있다. 13세 때 어머니가 반정부 시위에 나섰다가 총에 맞아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베네수엘라엔 어느 인권단체도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그는 영국과 미국에서 역사학을 전공하며 공산주의 이념을 공부했고 2005년 직접 인권단체를 만들었다. 현재 HRF는 뉴욕 본부와 3개의 지역 지부를 두고 2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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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