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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왜 하필 좀비 영화? 공유의 ‘부산행’은 옳았다

입력 | 2016-07-22 06:57:00

영화 ‘부산행’은 여러 해석이 가능해 다양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부산을 향해 가는 열차 안에서 펀드매니저 역의 공유가 좀비들과 사투를 벌이는 시나리오 곳곳에 연상호 감독의 의도가 담겨있다. 사진제공|레드피터


■ 공유 최고 흥행작 탄생의 서막

감독이 가진 비범함을 느꼈달까
호기로만 보이지 않아 출연 결심

‘남과 여’ ‘밀정’ 센 선배들과 작품
살아남으려 했고, 나도 성장했죠


“왜?”

배우 공유(37)가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제작 레드피터) 출연을 결정한 뒤 주변에 이를 알릴 때마다 들은 말이다. 사람들은 “좀비 영화를 왜 하느냐”며 노골적으로 걱정을 드러냈다. 공유의 생각은 달랐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느낌”이 달랐다. 출연 제안을 받는 자리에서 연상호 감독을 처음 만나고 돌아서자마자 그는 “하겠다”고 결심했다.

“감독이 가진 비범함을 느꼈다고 할까. 감독의 자신감이 그저 호기로만 보이지 않았다.”

‘부산행’은 영화 제작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관문’으로 통하는 주연 캐스팅부터 술술 풀렸다. 공유가 ‘오케이’를 하자 이후 과정은 일사천리. 게다가 20일 개봉부터 흥행 기록을 써가고 있다. 공유의 ‘느낌’은 적중한 셈이다. 흥행이 싫지 않은 공유 역시 “만족한다”고 했다.

사실 공유는 올해 들어 스크린에서 자신의 역량을 아낌없이 드러내고 있다. 2월 ‘남과 여’에서 성숙한 연기로 존재를 알렸고, 9월 ‘밀정’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들 영화에서 공유의 상대는 배우 전도연과 송강호. 설명이 필요 없는 ‘센 배우’다.

공유는 선배들과 작업을 ‘좋은 경험’, ‘행복한 시간’ 따위로 ‘단순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그는 “분명 어려운 과정”이었다며 더 길게 부연했다.

“15년 동안 연기하면서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매너리즘이 오는 시기였다. 그때 선배들과 영화를 연이어 하게 됐다. 아…, ‘까불지 말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선배들의 어마어마한 기운 아래 나는 그저 살아남으려 했고, 그렇게 내 기운도 키웠다.”

실력 있는 배우가 흥행으로 자신감까지 얻는다면 이후의 활약에선 날개를 단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 공유의 모습이 그렇다. ‘이변’이 없는 한 ‘부산행’은 공유의 최고 흥행작인 ‘도가니’(466만)를 뛰어넘을 기세다. 11월에는 김은숙 작가의 새 드라마 ‘도깨비’ 출연도 예약해 놨다. 이를 통한 중국 한류까지 노려볼 만한 기회다.

냉정한 연예계에서 스타에게 주어지는 행운은 공짜가 아니다. 공유가 이를 증명한다. 큰 스캔들에 휘말린 적도, 논란의 중심에 선 적도 없는 그는 출연하는 작품을 둘러싸고 소모적인 ‘잡음’을 만들지도 않는다. 철저한 자기관리가 없다면 불가능하다. 그 관리의 철저함은 10년째 변하지 않는 공유의 외모와 몸매에서도 확인된다. 나름의 철칙이 있다.

“흉흉한 일이 많을수록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스캔들이나 사건사고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내 생활반경이 좁다는 의미다. 절대 푸념은 아니다.(웃음) 워낙 일을 벌이거나 모험을 즐기는 편이 아니다.”

스트레스의 80%는 “운동으로 푼다”고 했다. 자가진단 결과 “운동에 중독됐다”며 “해롭지 않은 좋은 중독”이라고 했다. 촬영이 없으면 일주일 6회 2시간씩, 어김이 없다. 공유는 “(연예인에게는)뭔가 있을 것 같지만 풍요 속 빈곤이란 말이 맞다”고 했다. 요즘 관심을 둔 분야는 요리. 단순히 만들어 먹는 수준은 뛰어넘은 듯했다. “조리사 자격증을 따보고 싶다”는 말이 진심으로 들렸다.

‘부산행’의 기세가 대단하지만 공유는 내심 두 달 뒤 내놓을 ‘밀정’에도 기대를 거는 눈치다. 얼마 전 후반작업 과정에서 확인한 몇몇 장면을 보고 확신은 더 강해졌다고 했다.

“촬영 때 김지운 감독에게 칭찬 한 번 못 듣고 힘들었던 마음이 전부 사라졌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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