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道 한남∼양재 나들목, 급행-완행 2개 지하터널 추진 서초구-도시설계학회 마스터플랜… 서울시 “강남북 불균형 심화” 난색
서초구와 한국도시설계학회는 18일 ‘경부간선도로(경부고속도로 진·출입로인 한남 나들목(IC)∼양재 나들목 구간) 지하화 마스터플랜’을 공개했다. 서초구가 지난해 말 서울시에 지하화 계획을 제시한 후 사전 타당성조사 단계에서 처음 나온 개발계획이다. 이에 따르면 현재 편도 8∼12차로의 지상 경부간선도로를 지하의 2, 3개 자동차 전용터널로 대체하게 된다. 지하 10m 깊이의 완행터널은 반포 나들목부터 양재 나들목까지 5.4km 길이로 조성하며 서초 나들목에 중간 출입구를 만든다. 급행터널은 한남 나들목에서 양재 나들목까지 6km 길이에 중간 출입구 없이 만들어 강북에서 시외를 오가는 차량이 주로 이용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급행터널은 한 터널 내 상·하행 복층구조로 짓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100m 폭의 지상 도로는 여의도공원 면적의 약 3배에 이르는 60만 m² 규모의 공원 및 각종 거점시설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장재영 서초구 도시디자인기획단장은 “녹지공간뿐 아니라 각종 문화와 업무, 상업의 거점이 되는 시설을 유치해 보행자 중심의 새로운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광고 로드중
이에 대해 장 단장은 “도로를 지하화하면 반포와 서초, 양재의 IC가 필요 없어진다”며 “이 땅을 민간에 팔고 새 지상공원도 일부를 수익화하는 방식으로 공공재원 조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허가권자인 서울시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비용 문제 외에도 강남구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프로젝트와 잠실운동장 일대 재개발 등 대형 개발사업이 강남으로 쏠린 탓에 ‘강남북 불균형’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시 안팎에서 나온다. 또 24시간 ‘풀가동’되는 이 구간을 공사기간 중 어떻게 대체할지도 과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올 4월 이 프로젝트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며 유보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