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8일(한국 시간) 괌 앤더슨 기지 인근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포대를 한국 언론에 처음 공개하면서 레이더 전자파의 안전성을 거듭 강조했다. 내년에 경북 성주지역에 배치되는 사드 포대도 안전거리 설정 등 관련 규정을 철저히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 기지 인근 다양한 야생동물 서식
사드 포대기지 출입을 위한 보안 절차는 엄격했다. 휴대전화와 노트북, 카메라, 녹음기 등은 일절 소지할 수 없었다. 기지로 들어가는 진입로 곳곳에 바리케이드와 안전구역을 표시하는 철조망이 설치됐고 초소에선 완전무장한 군인 2명이 취재진을 맞았다.
발전기와 사드 레이더에서 약 500m 떨어진 곳에는 요격미사일 발사대 2개가 부채꼴 모양으로 배치돼 있었다. 이곳에선 발전기의 소음이 들리지 않았다. 괌 사드 포대의 레이더와 발사대는 모두 서북쪽 해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북한의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최대 사거리 3500km)을 요격하기 위해서다. 미국은 2013년 4월 북한의 무수단 발사 징후가 포착되자 본토의 사드 전력 가운데 1개 포대를 괌 기지에 전진 배치했다. 북한은 괌에서 약 3400km 떨어져있다. 사드 기지 바로 옆 정글지대에는 사슴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서식 중이라고 미 측은 밝혔다. 앞서 일부 외신과 국내 언론은 괌 사드 기지 인근에 돼지 2마리만 산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괌 기지보다 고도 높은 성주지역은 사드 전자파 더 약해
이날 미 측은 한국군이 휴대용 전자파 측정기로 사드 레이더에서 약 1.6㎞ 떨어진 훈련센터에서 전자파 측정을 하도록 허용했다. 최근 충북지역의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와 우면산 일대의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레이더의 전자파를 측정한 장비와 동일 기종이다.
6분간 측정한 결과 자연 상태에서 검출될 수 있는 극히 미미한 수준의 전자파가 검출됐다. 전자파는 ㎡당 최대치는 0.0007W, 평균치는 0.0003W로 인체와 환경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는 수준이었다. 미군 관계자는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로 운용요원이나 주민들의 안전문제나 피해가 발생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적 탄도탄, 대기권 안팎과 지상 낙하 전 무력화
미측은 사드의 운용시스템과 군사적 효용성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미군 관계자는 “사드는 적 탄도탄을 대기권 안팎에서 요격할 수 있고, 지상에 떨어지기 전 무력화하는데도 최고의 효과를 발휘해 한국의 하층방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측은 사드가 지금까지 13차례의 성능시험을 성공적으로 끝냈다고 밝혔다. 사드 요격시험은 주로 북한의 노동과 무수단 미사일을 상정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사드는 탐지레이더와 차량 이동식 요격미사일 발사대, 냉각기, 발전기 등 5개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레이더에는 2만5344개의 소자(모듈)가 들어있다. 레이더 빔은 최대 65도 폭으로 방사된다. 미사일 발사대는 포대 당 6~9개로 구성되고 발사대 1개당 요격미사일 8발이 들어간다. 1개 포대가 최대 72기의 요격 미사일로 무장한다는 얘기다.
요격미사일 발사대는 레이더가 빔을 쏘는 방향으로 자동 조정된다. 미측은 사드 레이더는 냉각기 등 여러 시스템과 연결돼 있어 임의로 방향을 바꿀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한국에 배치된 사드 레이더를 언제든지 중국 쪽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중국 정부와 사드 배치 반대론자들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윤상호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괌=국방부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