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431만 배럴… 7개월만에 경신 경유소비 비중 77% 디젤차 인기 탓… 폐차 지원금제, 재구입 못막는 허점 “경유차 줄일 획기적 대책 절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레저인구 증가 등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의 판매가 늘어난 것이 경유 소비량 증가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최근 경유차가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정부가 경유차 감축에 나서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따라서 경유 차량 수요를 감축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휘발유보다 소비 증가폭 커
석유 연료 소비는 최근의 저유가로 인해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휘발유보다 상대적으로 값이 싼 경유는 소비 증가폭이 더 크다. 지난해 경유 소비량은 1억5636만7000배럴로 2014년(1억4484만 배럴)보다 8.0% 늘었다. 같은 기간 휘발유 소비는 4.2% 증가(7347만3000배럴→7657만 배럴)하는 데 그쳤다.
경유 소비량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디젤 차량에 대한 식을 줄 모르는 인기다. 국내 경유 소비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7.7%(5월 기준)나 된다. 나머지는 농기계나 가정용 보일러 등에 쓰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국내에서 신규 등록한 경유 차량은 24만733대로 2년 전(19만4186대)보다 24.0% 늘었다. 경유차 판매 증가의 중심에는 SUV와 미니밴 등 레저용차량(RV)이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판매된 SUV는 총 22만8593대로 전년 동기 20만3619대에 비해 12.3% 늘었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미세먼지 이슈가 불거졌는데도 SUV를 포함한 디젤 차량 판매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고 말했다.
○ 개별소비세 깎아준다지만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은 경유차를 줄이는 데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세먼지를 많이 내뿜는 낡은 경유차 폐차를 유도할 수는 있지만, 폐차한 뒤 새로 경유차를 사는 소비자가 상당수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신규 경유차도 미세먼지 문제를 안고 있는데 폐차 후 신규 경유차를 구입하는 경우에도 동일한 지원을 해준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경유 가격 인상 등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과 경유차 운행 제한 등 획기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 김창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