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타운 해제 뒤 후속대책 없어… 목좋은 도로주변 난개발 몸살 30년 넘은 ‘연립’ 등은 파손 방치
이곳은 2004년부터 재개발이 추진돼 온 뉴타운 신길2구역. 그러나 2014년 지정이 해제되면서 동네가 쪼개졌다. 해제를 원했던 대로(大路) 근처 땅주인들은 서둘러 동네를 떴다. 그 자리에는 곧 새 빌라들이 지어지기 시작했다. 100여 m 거리 내 빌라 21채 중 절반 가까이가 최근 새로 지었거나 공사 중이었다. 반대로 주택가 안쪽의 주민들은 거대한 공사판으로 바뀐 골목길을 오가며 낡은 집에서 살아가고 있다. 30년 전 세워진 붉은 벽돌의 연립주택들은 담벼락 곳곳이 파손됐고 일부 주택은 버려진 채 방치돼 있다. 근처 한 부동산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동네 전체를 싹 정비하려던 계획이 사라지면서 정작 개발이 필요한 안쪽 구역은 차량도 제대로 드나들지 못하는 상태로 슬럼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뉴타운 지정이 해제된 서울 신길2구역(위 사진)과 장위12구역의 모습. 노후 주택이 방치돼 있거나 신축 빌라의 건축자재가 좁은 도로를 차지하고 있다. 김정현 인턴기자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4학년
서울시는 2014년 ‘서울형 도시재생 시범사업’을 시작하며 장위를 비롯한 일부 뉴타운 해제구역을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10여 년간 제대로 정비되지 못한 낙후 지역의 가로 정비 등을 통해 생기를 불어넣을 계획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전혀 체감할 수 없다. 남은 건 뉴타운 매몰비용에 따른 압박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소규모 정비 지원으로 자발적 개선을 유도하는 한편 뉴타운 해제 지역 재생 모델 개발 대책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김정현 인턴기자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