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25년 우정 회고담 어머니 주선에 마지못해 갔지만, 그 만남이 내 인생 송두리째 바꿔 회사 운영하다 위기 봉착할 때마다 ‘버핏은 어떻게…’ 생각하면 답 나와
빌 게이츠가 워런 버핏과 만난 지 25년을 기념해 5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링크트인)에 올린 사진. 25세의 나이 차에도 게이츠와 버핏이 편한 자세로 소파에 앉아 대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오른쪽 위 사진은 올해 7월 5일 우정의 은혼식(25주년)을 맞아 두 사람이 게이츠의 휴대전화로 찍은 셀피(셀카)다. 이날 게이츠는 버핏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우정을 과시했다. 사진 출처 빌 게이츠 링크트인·블로그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이자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60)가 5일 자신의 블로그에 ‘오마하의 현인(賢人)’ 워런 버핏(85)에 관한 회고담을 남겨 화제다. 이날은 게이츠가 버핏과 만난 지 25년이 되는 날. 버핏은 1956년 100달러로 투자를 시작해 총자산 608억 달러(약 70조5000억 원)의 부를 일군 미국의 전설적인 주식 투자자다.
둘의 만남을 주선한 것은 게이츠의 어머니 매리 맥스웰 게이츠다. 회사 설립 후 일만 하는 아들이 안타까워 영감(靈感)을 줄 만한 친구를 만나게 하려고 워싱턴포스트 발행인 고(故) 캐서린 그레이엄과 버핏이 참석하는 파티에 가보라고 했다. 게이츠는 반발했다. “그 사람은 종잇조각(주식) 사고파는 사람이에요. 그건 진짜 부가가치를 만드는 게 아니잖아요.”
이후 버핏과 게이츠는 25세의 나이 차를 뛰어넘은 우정을 쌓아 갔다. 게이츠는 휴대전화에 단축번호 두 개를 저장해뒀는데 1번이 집이고, 2번은 버핏의 번호다. 그는 “아주 중요한 조언이 필요할 때 나는 2번을 누른다”고 밝혔다. 또 “회사를 운영하다가 위기에 봉착하면 ‘버핏은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며 “공학적 사고만 할 줄 알던 내게 버핏은 투자자의 감각을 일깨워 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게이츠는 이제 버핏이 ‘초딩 입맛’을 버리지 못해 콜라와 햄버거를 달고 살고, 아침식사도 오레오 과자로 때우는 소소한 일상까지 꿰는 친구가 됐다. 그는 “사람을 끌어들이고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능력은 버핏의 또 다른 재능”이라며 “버핏의 집에 놀러 가려고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의 공항에 내릴 때마다 그의 재미난 얘기를 듣고 싶어 뛰어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게이츠는 “워런, 25년이 흘렀습니다. 나는 앞으로도 당신과 수많은 추억을 쌓아가길 고대합니다”라며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