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구글의 대담한 프로젝트, 세상을 바꾸겠다는 야심

“미래를 이해하려면 구글을 이해해야 한다.”

신간 ‘구글의 미래’의 저자인 토마스 슐츠는 서문에서 이같이 밝히고 있다. 도대체 구글이 어떤 기업이기에 창업한 지 20년도 채 지나지 않아 인류의 미래를 좌지우지한다는 것일까.

1998년 8월 실리콘밸리의 투자자인 앤디 벡톨샤임은 스탠퍼드대 학생 2명에게 10만 달러짜리 수표를 내준다. 자동 온라인 검색 사업자인 ‘구글’에 대한 첫 투자였다. 17년이 지난 지난해 구글의 기업 가치는 4700억 달러에 달했다. 구글은 초고속 인터넷, 지도, 광고, 영상, 모바일, 검색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운영하고 미래 기술과 인류 도약 기술에 투자하는 기업을 거느린 회사로 거듭났다. 또 구글은 단순히 최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해내는 기업을 넘어 인류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집단이 됐다. 그리고 공공연히 세상을 바꾸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구글을 ‘미래 세계를 만들어 내는 체제’로 바꾸려 하고 있다. 무인자동차나 알파고뿐만 아니라 세탁기와 냉장고, TV, 가정용 난방 시스템 등 가전제품을 인터넷으로 연결하고 스마트 기기화하는 것이 구글의 중요 어젠다다. 이뿐만이 아니다. 구글 연구소에서는 공상과학 소설에나 나올 법한 대담한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다. 안경에 휴대용 컴퓨터 시스템을 장착한 구글 글라스나 혈당을 측정하는 콘택트렌즈 같은 제품은 시작일 뿐이다. 연구소에서는 구글의 최고 엔지니어들이 모여 인공지능 로봇을 만들고 있고 집배원 역할을 하는 드론도 개발 중이다. 이 모든 프로젝트는 ‘우리의 삶을 인공 기계로 채우겠다’는 하나의 개념으로 연결돼 있다.

이 같은 구글의 원대한 목표는 ‘야망’에서 나온다. 구글은 공공연하게 그들이 ‘문명과 인류 전체’를 움직일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페이지는 ‘10배(10×)’ 철학을 공표했다. 구글이 하는 일은 모두 지금까지 경험한 어떤 것보다 10배 더 위대하고, 더 나으며, 더 빨라야 한다는 게 요지다.

책은 구글 관계자 40여 명과의 인터뷰와 5년에 걸친 실리콘밸리 취재 끝에 탄생했다. 슐츠는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실리콘밸리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좀처럼 외부에 문을 열지 않는 구글 내부에 독점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에릭 슈밋 등 구글 관계자들을 취재한 끝에 이 책을 완성했다.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