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8, 9일 창덕궁∼융릉서 당시 복식-의례-음식도 그대로
1795년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가 묻힌 경기 화성시 융릉에 참배하러 가던 능행차(陵行次)가 재현된다. 서울시와 경기 수원시는 10월 8, 9일 이틀간 정조대왕 능행차를 재현한다고 26일 밝혔다. 이 행차가 서울∼수원 전 구간에서 재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에서는 2007년 창덕궁에서 노들섬까지만 재현된 적이 있다.
행차는 8일 아침 창덕궁에서 시작한다. 돈화문로 600m 양쪽에 문무백관이 도열한 가운데 출궁 행사를 한다. 서울광장에서는 정조대왕이 혜경궁 홍씨에게 배례(拜禮)하는 의식을 치른다. 이후 숭례문과 삼각지역을 지나 한강이촌지구에서 330m 길이 배다리를 이용해 노들섬을 건너간다. 노들섬에서는 정조가 혜경궁 홍씨에게 미음 다반을 올리던 것을 재현한다. 행차는 다시 출발해 노량진역과 장승배기, 시흥 나들목을 거쳐 시흥행궁으로 향한다.
본래 능행차는 배다리를 건너 상도역으로 갔지만 현재 교통 여건을 감안해 코스를 변경했다. 시흥행궁에서는 호위무사가 도열해 행렬을 맞는 퍼포먼스를 한다. 백성들이 민원사항을 호소하기 위해 꽹과리를 치던 ‘격쟁’도 재현된다. 창덕궁에서 시흥행궁까지 서울구간은 21.24km로, 이동하는 데 하루가 걸린다. 이어 수원시 재현 담당 구간(25.4km)은 둘째 날에 지나간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