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석 병원장 인사-조직 혁신
서울대병원이 ‘환자가 최고’인 병원으로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 병원의 수장 서창석 병원장이 병원의 조직과 인사 전반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서 원장은 지난달 31일 청와대 대통령 주치의에서 서울대병원장으로 직행해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 속에서 병원 수장에 올랐다. 하지만 그가 분당서울대병원 원장에 서울대병원 역사상 처음으로 비서울대 출신(경북대 의대)인 전상훈 흉부외과 교수를 내세우고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 원장에 40대인 김병관 교수(49)를 발탁하는 등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자 그를 바라보는 안팎의 시각이 바뀌고 있다.
서울대병원 K 교수는 “서울대병원은 학연 지연 등으로 뭉친 카르텔과 같은 조직이 있어 그동안 개혁적 성향의 새로운 인물을 발굴해 혁신적인 인사를 단행하기 힘들었다”며 “서 원장의 파격적 인사는 세대교체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원장은 2008∼2013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기조실장으로 있으면서 분당서울대병원을 ‘빅5’ 병원으로 키운 주역이다. 특히 의사가 모바일로 언제 어디서나 환자의 정보를 확인하고 처방도 내릴 수 있는 의료정보 시스템 2.0을 개발했다. 이런 혁신 시스템들을 고스란히 서울대병원에도 만들 계획이다. 최근 국립대병원으로는 처음으로 호흡기내과(임재준 교수), 암병원 암맞춤치료센터(종양내과), 폐암조기진단클리닉, 분당서울대병원 중환자 클리닉 등에선 환자당 10∼15분 진료를 시작하고 있다. 기존 2, 3분 진료에서 무려 5배가량 더 많은 시간을 환자 진료에 쏟는 셈이다.
서 원장은 “공공기관으로서 못 했던 권역응급센터 재인증 및 40병상 규모의 호스피스병동을 운영하고, 증상이 경미한 환자는 1차 의료기관으로 보내는 대신 중증질환 및 희귀질환을 책임지는 진정한 4차 의료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의 흐름은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다는 서울대 의대도 마찬가지다. 당장 내년부터 본과 2학년을 대상으로 11주 동안의 연구전담학기제를 만들어 학생들이 하고 싶어 하는 분야에서 연구를 집중하도록 할 방침이다. 학생들은 KAIST,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미국의 로체스터대 의대, 네덜란드의 에라스뮈스대 의대 중 한 곳을 선택해 연구를 진행한다. 올해부턴 본과 1학년을 대상으로 의사의 리더십을 고양하는 ‘인문사회의학’도 개설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