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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목소리]교사 못 믿는 학부모들 결국 소통이 답이다

입력 | 2016-06-23 03:00:00


“우리 아이가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떼를 써요. 담임선생님한테 미움 받는다는 증거 아닌가요? 아이가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이유를 알고 싶어서 이렇게 찾아왔어요.”

아이 엄마는 흥분해 있었다. 당연히 목소리는 커졌고 표정은 붉으락푸르락했다. 설득이 불가능하다는 걸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조용히 들어 주는 것. 시간이 흘렀다. 아이 엄마의 목소리가 점점 안정됐다. 이제 대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어머님 말씀이 사실이라면 선생님에게 시정하도록 조치하겠습니다. 하지만 어머님의 주관적인 생각이 전부 옳다고는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선생님은 모든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선생님을 봐 주셨으면 합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습니다. 이해해 주실 수 없겠습니까?” 아이 엄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 엄마는 가는 길에 담임선생님을 만나 “오해해서 미안하다”고 했다고 한다.

이런 일은 이제 누구도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일상화돼 있다. 모든 교사의 교육 철학은 정립돼 있다. 사랑으로 아이들을 가르친다. 그런데 학부모들은 믿지 못하는 것 같다.

언론에는 교권이 추락했다는 기사가 쏟아진다. 그런데 교사들이 더 마음 아파하는 건 자신들을 바라보는 학부모의 부정적인 시선이다. 물론 그런 관점으로 교사들을 생각하는 학부모는 소수일 것이다. 그러나 교사들의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엄마와 아빠가 교사를 존중하지 않는데 학생들이 선생님을 존경할 리 없다.

교육은 교사에 의해 이뤄진다. 교사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면 교육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하지만 악조건이라고 교육을 포기할 수는 없다. 미래를 위해 교육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소통이다. 소통하려면 편견을 버려야 한다. 무심한 마음에 진심을 담으면 소통은 어렵지 않다. 소통만 되면 해결 못 할 일이 없다.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던 학부모들도 교사를 신뢰할 것이다. 교사들의 이런 노력이 모아지면 교육이 바로 설 것이라고 확신한다. 자연스럽게 교권도 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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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상 전북 무주안성초 교장·병설유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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