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전방위 수사]① 비자금 ② 오너 부동산 ③ 일감 몰아주기 ④ 인허가 로비
○ 계열사 인수합병 통한 비자금 조성
롯데그룹이 재계 5위로 발돋움한 데는 M&A가 큰 역할을 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 5년간 롯데그룹은 자산 규모(현재 103조 원)와 계열사 수를 2배로 늘렸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헐값에 회사를 흡수합병하거나 저가로 팔았다가 비싸게 매입해 차익금을 축적하거나 숨기는 방법으로 배임 행위가 일어났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2008년 개발되지 않은 땅을 167억여 원에 계열사인 롯데리조트제주에 판 뒤 2013년 개발이 완료된 롯데리조트제주 전체를 34억 원이라는 헐값에 흡수합병한 사실이 검찰에 포착됐다.
또 롯데쇼핑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로 볼 수 있는 스위스 소재 ‘로베스트’로부터 롯데물산 주식을 시세보다 2배나 비싸게 사들여 140억 원 안팎의 이익을 신 총괄회장에게 안겼을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신 총괄회장이 보유한 부동산 거래 과정도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 잠실 일대와 부산 해운대 인근의 토지를 매입하는 등 땅으로 부를 쌓아온 신 총괄회장은 롯데 계열사들에 비싼 값으로 팔아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2007년 경기 오산시에 있는 자신의 땅 약 10만 m²를 롯데장학재단에 무상 증여했다. 이 땅은 한 달도 안 돼 롯데쇼핑에 1030억 원에 팔렸다. 2011년에는 롯데상사에 인천 계양구 골프장 땅을 시세의 두 배가량인 504억 원에 팔았다.
○ 일감 몰아주기 및 내부 자산 거래
롯데그룹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와 내부 거래 문제는 검찰 수사 전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나 국회 국정감사의 단골 이슈였다. 신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 서미경 씨와 신유미 모녀의 유원실업 등 롯데시네마 내 매장 사업권 몰아주기 의혹도 다시 조명받고 있다. 유원실업은 실제 계열사는 아니지만 신 총괄회장의 숨은 비자금 창구라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면서 검찰이 총수 일가를 압박하는 카드로 쓸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에서 별건으로 진행 중인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개입된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사건도 여기에 해당된다. 검찰은 롯데피에스넷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판매 과정에서 롯데알미늄 끼워 넣기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 제2롯데월드 인허가 관련 로비 의혹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