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업체와 계약 강행했다 취소… 감사원 “사업 4년 지연… 예산 낭비”
16일 감사원의 ‘KF-16 성능 개량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KF-16 성능 개량 사업은 미국 정부가 품질을 보증하는 정부 대 정부의 계약인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업체를 선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방산업체와 개별적으로 협상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런데도 방사청은 2012년 7월 낮은 가격을 써 낸 영국의 BAE시스템스를 일방적으로 선정했다. 업체 선정 과정에 평가 기준을 변경하는 등 특혜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정부는 BAE시스템스의 경험이 부족해 총사업비와 사업 기간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사업자를 록히드마틴으로 변경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록 미 정부와 최종 가격 협상이 완료되지 않자 방사청은 2013년 9월 1억8400만 달러(약 2156억 원)의 계약금을 1차로 미국 정부에 지불했다. 단지 예산 불용을 막기 위한 이유에서였다. 방사청은 같은 해 11월 방위산업추진위원회에 미 정부와 17억 달러(약 1조9924억 원)에 합의한 것처럼 허위 보고하기도 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