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세현. 스포츠동아DB
한화전 1이닝 무실점…시즌 ‘볼넷 0’
백혈병 딛고 ‘넥센 수호신’ 화려한 변신
어떻게 한 순간에 이런 투수로 탈바꿈할 수가 있을까. 넥센 김세현(29·사진)이 세이브 부문 단독 1위로 치고 나가며 수호신으로 완벽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무엇보다 아직 볼넷을 단 1개도 내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김세현은 24일 홈구장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2-1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9회초, 팀의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2세이브(1승0패)째를 수확했다. 전날까지 세이브 부문 공동 1위였던 SK 박희수가 NC전 우천취소로 쉬는 사이, 김세현은 이 부문 단독 1위로 앞서 나갔다. 시즌 19이닝 동안 6실점(5자책점)으로 방어율 2.37을 기록하게 됐다.
김세현은 2006년 현대에 입단한 뒤 시속 150km대 강속구로 유망주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선발로도, 불펜으로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 사이 어이없는 부상도 당했고, 크고 작은 물의도 일으켰다. 지난해 자리를 잡는가했으나 백혈병으로 포스트시즌에 쉬는 불운까지 겹쳤다.
그는 결국 지난해 말 이름을 김영민에서 김세현으로 바꿨다. 그리고는 올 시즌 야구인생의 전환점이 될 큰 기회를 잡았다. 넥센 마무리 손승락이 FA로 롯데로 이적하면서 마무리를 맡았다. 그런데 ‘만년 유망주’ 김세현은 기대 이상의 역투로 넥센의 수호신으로 안착했다.
김세현은 경기 후 “1점차 스코어를 신경 쓰지 않고 덤덤하게 마운드에 올랐다. 내가 여기서 막아야만 팀이 이길 수 있다는 생각뿐이었다”면서 “마지막 타자 이성열 선수를 상대로 위기가 있었지만 수비만 믿고 가운데만 보고 던졌다. 결과가 좋아 다행이다. 팀이 승리해서 기쁘고, 세이브 1위에 올라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척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