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타이 12번째 FA컵 포옹
맨유는 22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2015∼2016시즌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에 터진 제시 린가드의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맨유는 2003∼2004시즌 이후 12년 만이자 통산 12번째 FA컵을 품에 안았다. FA컵 12회 우승은 아스널과 함께 역대 최다 타이다.
이날 승리로 맨유는 퍼거슨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2013년 5월 이후 3년 만에 사실상 첫 우승을 맛봤다. 맨유는 퍼거슨의 후임인 데이비드 모이스 감독이 사령탑이던 2013년 8월 커뮤니티실드에서 트로피를 차지한 적이 있다. 하지만 커뮤니티실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팀과 FA컵 우승 팀이 단판으로 승부를 가리는 이벤트 성격이 짙은 경기로 신인급이나 재활 중인 선수의 경기력 점검용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날 판할 감독이 우승 소감으로 “퍼거슨 이후 우승을 차지한 (맨유의) 첫 감독이 돼 자랑스럽다”고 말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맨유의 공격수 웨인 루니도 “지난 3년간 우승이 없었기 때문에 오늘 승리가 구단과 선수에게 모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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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할 감독은 FA 결승전 후 우승 트로피를 들고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모리뉴 감독 선임 예정 기사를 봤느냐”는 질문을 받자 “여기 (내 앞에) 우승컵이 있다. 이미 6개월 전부터 나를 경질했던 언론과는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2014년 5월 맨유 사령탑을 맡은 판할 감독은 계약기간 3년 중 1년이 남아 있다. 하지만 판할 감독은 팀이 묵고 있는 런던의 한 호텔에 도착한 뒤 만난 영국 스카이스포츠 기자가 “행운을 빈다”고 하자 “아니다. 이제는 끝났다”고 말해 자신에 대한 경질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