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번호판을 떼고 고속도로를 운행하다 단속하는 경찰에 직접 만든 것으로 보이는 흉기를 휘두른 40대 남성이 입건됐다. 경찰은 이 남성이 공권력에 대한 적대감으로 범행했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전남 장성경찰서는 20일 번호판 미부착 차량을 무면허 운전하고 이를 제지하는 경찰관들에게 흉기로 상해를 입힌 일용근로자 김모 씨(49)에 대해 특수공무집행 방해 치상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19일 오전 9시경 충남 공주시 자신의 집에서 카니발 차량 번호판을 떼어낸 뒤 고속도로를 달렸다. 그는 교통법규 위반 벌점 과다로 운전면허가 취소돼 무면허 상태였다.
결국 경찰관이 쏜 실탄을 왼쪽 허벅지에 맞고 난동을 멈춘 김 씨는 후송 과정에서 “너희들(경찰관)을 죽이려고 흉기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병원에서도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다. 그래서 (너희들은) 경찰관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허벅지에 총알이 관통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 위해 광주에 가려했는데 경찰이 추격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김 씨는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으로 두 번이나 처벌을 받은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씨가 ‘묻지마 범죄’ 성향이 있거나 정신질환을 앓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장성=이형주 기자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