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 이동국(앞 왼쪽)이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골문을 노렸지만 몸을 날린 상대 골키퍼 노동건에 막혔다. 이동국은 아쉬움을 만회하듯 후반 43분 팀의 3번째 골을 책임져 3-2 승리에 힘을 보탰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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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역전골…이동국 쐐기골 작렬
수원삼성 꺾고 선두 서울과 승점동률
수원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는 K리그 최고의 흥행카드로 꼽힌다. 뿌리 깊은 라이벌 의식으로 가득 찬 두 팀은 만날 때마다 치열한 혈전으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그런데 최근 기류가 바뀌었다. 전북현대의 명문 도약으로 무게추가 조금 기울었다. 전북과 수원삼성은 최근 2년 간 정규리그 1·2위를 지키며 ’신(新)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지난 2시즌 전적은 5승1무2패의 전북이 우위.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올해 첫 맞대결도 굉장히 뜨거웠다. 홈 팀의 선제골과 전반 경고누적 퇴장, 벤치와 그라운드의 기 싸움까지 맞물려 흥미진진했다. 적지에서 3-2 역전승한 전북은 이날 포항 스틸러스에 1-3으로 무너진 1위 FC서울과 승점동률(19점)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밀린 2위로 올라서며 서울을 바짝 추격했다.
● 승부 가른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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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린 5월’ 시작된 전북의 쇼 타임
전북은 시즌 개막 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겨울이적시장에서 공격진에 무게를 둔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이뤘지만 기대했던 ‘압도적인’ 모습보다는 2% 부족함이 많이 드러났다. 그렇다고 조급해하지 않았다. 믿을 구석은 변치 않는 ‘승리DNA’였다. 답답하고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4∼5월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규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A컵까지 혹독한 일정이 두터운 스쿼드를 장착한 팀에게 큰 도움이 되리란 판단에서다. 4월 이후 수원 원정까지 전북은 5승4무1패로 상승세를 탔다.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빈즈엉FC(베트남) 원정에서 2-3 충격의 패배에도 불구, 바람대로 조 1위로 16강에 올랐으니 나름 만족할 수 있는 결과다. 최 감독은 “100%는 아니나 자신감을 끌어올리고 심리적인 안정도 찾았다. 팀 전체가 상승세를 타게 됐다”고 말했다.
● ‘절박한’ 수원, 겹친 불운
수원삼성은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멜버른 빅토리(호주)에 다득점, 골득실 등 모든 면에서 앞섰으나 승자승 원칙으로 눈물을 쏟았다. 결과론이지만 수원이 조 2위가 됐더라면 전북과 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을 완성할 수 있었다. 서정원 감독은 가장 고대한 무대에서 조기탈락한 상황을 ‘자극’이라고 했다. “(탈락 원인은) 분명히 짚고 넘어갈 부분이지만 선수단이 리그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동기부여라는 측면에서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수원삼성은 절박함이 무기였다. 3월 12일 성남FC와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0-2로 패한 뒤 전북전 이전까지 11경기 무패(3승8무)였으나 웃을 수 없었다. 여기에 반등의 기회로 삼고자 한 전북과 안방대결에서 서글픈 불운으로 촉발된 역전패를 경험했으니 쓰라림이 더했다. 추가시간 주장 염기훈의 만회골까지 모든 힘을 쏟아냈지만 허탈하게 꺾인 수원삼성의 푸른 날개는 한없이 초라했다.
수원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