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의 아내가 벌어오는 소득이 증가하더라도 남편의 가사 분담은 늘어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는 생활과학대 아동가족학과 김소영 씨(41·여)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박사학위 논문 ‘미취학자녀를 둔 부부의 무급노동시간 변화와 관련요인’을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김 씨는 1999년부터 2014년까지 5년 단위로 이뤄진 통계청 생활시간 조사 자료를 이용해 가사노동시간과 부부의 주당 근로시간, 아내의 소득 비중과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대상은 부부이며 1999년 1357쌍부터 시작해 2004년 992쌍, 2009년 567쌍, 2014년 858쌍 등 총 1만5096쌍의 시간 일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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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경우 주중 하루 평균 가사노동시간은 1999년 하루 평균 224.9분에서 2014년 192.2분으로 32.7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내의 가사노동시간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아내의 주당 근로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수치에 따르면 아내의 소득 비중과 남편의 가사노동시간의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나왔다.
김 씨는 “아내의 소득 비중이 남편의 가사노동 참여로 이끄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아내는 본인 소득을 외식이나 파출부 등 가사의 ‘아웃소싱’에 사용해 가사노동시간을 줄였을 개연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 씨는 “남성의 주당 근로시간을 줄이고 여성의 노동시장 지위를 높이는 정책을 추진한다면 남편의 가사노동시간과 분담률이 늘어날 여지가 있음을 시사 한다”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