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5곳 안전한 통학로 조성… 수천만원씩 들여 정비-차량통제 담당 공무원도 ‘보호지역’ 깜깜… 아파트 車 출입구 허가내줘 논란 홍보-관리 제대로 안돼 ‘무용지물’
지난달 28일 서울 동대문구 숭인중 후문 앞 ‘아마존’으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내년 8월이면 후문 바로 옆에 신축 아파트 차량 출입구가 생길 예정이라 학교와 학부모들은 ‘통학로가 위험해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ho@donga.com
2014년 아마존 구간으로 지정된 서울 동대문구 숭인중 후문 앞 골목길. 등교시간대인 오전 8∼9시 차량 통행이 제한되는 이곳은 숭인중과 신답초 전교생의 약 절반인 450여 명이 이용하는 통학로다. 하지만 내년 8월이면 숭인중 후문 바로 옆에 신축 아파트의 차량 출입구가 생길 예정이다.
학교와 학부모들은 차량 출입구 위치를 변경해 달라는 민원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지만 건설사는 구에서 정상적인 허가를 받았다며 설계 변경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사태는 구의 담당 공무원이 이곳이 아마존 구간이라는 점을 알지 못한 상황에서 건설사가 제공한 설계도만 보고 허가를 내준 데서 비롯됐다. 구는 뒤늦게 현재 1시간인 차량통행 제한시간을 24시간으로 늘리겠다고 했지만 학교와 학부모들은 총 80m 구간 중 55m 구간에서만 차량 통행이 제한되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초 보행 안전에 초점을 맞춘 사업이었지만 예산이 점점 줄면서 부득이 비용이 적게 드는 디자인 개선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호경 whalefisher@donga.com·이호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