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운동장선 아들 아닌 한 명의 선수일뿐” 子 “고생하는 아버지 보며 더 노력하게 돼”
올 2월 호주 시드니 전지훈련에서 박철우 두산 타격코치(왼쪽)와 같은 팀 포수 박세혁 부자(父子)가 나란히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두산 제공
박세혁은 “아버지와 외모, 목소리가 비슷해 팀 동료인 허경민과 박건우가 나를 ‘코치님’이라고 부르며 놀릴 때가 있다”며 웃었다. 박 코치도 “아들이 방망이 치는 폼이 나와 비슷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내가 좀 편하게 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2014년 두산과 계약한 박 코치는 지난해 말 상무에서 제대한 박세혁이 두산에 복귀하면서 아들과 한배를 타게 됐다. “처음엔 가족이다 보니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고 부담도 됐다. 하지만 운동장에서는 아들이 아니라 한 명의 선수일 뿐이고 코칭에만 신경 쓰고 있다.”(박철우 코치) “유니폼 입고 있으면 (아버지에게) 먼저 말을 안 건다.”(박세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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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목표였던 1군 진입에 성공한 박세혁은 최근 SK와의 경기에 대타로 나서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려 강한 인상을 남겼다. 포수를 보면서 왼손 대타로 나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김태형 감독은 “박세혁은 맞히는 능력이 뛰어나다. 포수뿐 아니라 1루수나 외야수로도 기용할 수 있다”고 칭찬했다. 박 코치는 “팀 성적도 좋고 주위 분들이 (박세혁을) 인정해줘 즐겁다. 출전 기회가 적더라도 의기소침하지 말고 늘 준비하고 기다리라는 말을 자주 해준다”고 말했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박 코치는 “초등학교 때 세혁이가 종이 접기로 만든 카네이션을 달아준 기억이 난다. 부상 없이 잘 뛰어주기만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세혁은 “일본, 호주 해외 전지훈련 때는 아버지와 늘 같이 갔기에 선물을 따로 사지 않았다. 이번엔 스승의 날까지 겸해서 뭔가를 준비하고 있다. 비밀이다”라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