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진·산업부
“내가 (군대로) 전화를 걸면 손주가 받아∼.”
군대에 간 아들, 남편, 손주의 이야기를 담은 이동통신사의 광고가 요즘 인터넷에서 인기입니다. 어린아이 때문에, 아르바이트 때문에 면회를 자주 갈 수 없는 아내와 연인, 거동조차 쉽지 않은 할머니가 군부대에 배치된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여보세요”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지난해 9월 LG유플러스는 군부대에 배치될 공용 휴대전화 사업에 1원으로 입찰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회사는 4만5000여 대의 휴대전화와 3년간 이용요금 등을 사실상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군 측에 약속했습니다.
이른바 ‘1원폰’은 연초부터 계속된 북한의 위협으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군 장병과 이들을 걱정하는 가족, 연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군부대에 있는 공중전화 박스에서 길게 줄을 서는 대신 군부대의 생활관에 비치된 휴대전화로 그리운 사람들과 쉽게 연락을 주고받게 된 것입니다.
국방부 통계에 따르면 군부대의 각 생활관마다 1대씩 설치된 병사 수신용 공용 휴대전화 이용률은 서비스 개시 두 달 만인 3월 말 기준으로 94%에 이릅니다. 병사들이 임시로 머무는 군 병원 등 일부 사용률이 저조한 곳을 제외하면 병사 대부분이 공용 휴대전화로 소식을 나누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기업들은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사회공헌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같은 돈으로 큰 효과를 내는 방법에 대해 고민이 많을 겁니다. 이번 LG유플러스의 1원폰은 국내 기업들에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을 듯합니다. 기업의 핵심 역량인 ‘이동통신’을 통해 ‘소통’이 가장 필요한 곳에서 큰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사회공헌도 이제는 진정성이 묻어 있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