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은 2일 자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향해 “당에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스스로 당의 주인인 것처럼 좀 독선적인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김 대표가 최근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무슨 당의 주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행세한다”, “‘도로 민주당’을 만들려 하고 있다” 등 거칠게 비판한 것에 대해 이 같이 반박했다.
그는 “지금은 민주적인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면서 원칙대로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 비대위 체제가 총선 승리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암묵적으로 유지를 인정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부인하며 “총선은 사실 여러 가지 반사이익을 얻은 것이지 중앙당이 잘해서 잘 치렀다고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헌상 대표가 물러났을 때 2개월 내 (전당대회를) 해야 되는데, 선거 때 임시 전당대회를 할 수 없었던 부분이 있던 게 사실이고, 혁신안에는 총선 직후에 하게 되어 있다”면서 “그런데 그쪽에서는 ‘당무위에서 하겠다’고 하는데, 중앙위에서는 통과시킬 자신이 없으니까 마치 헌법을 국회에서 안 고치고 국무회의에서 고치겠다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계속 그렇게 편법을 쓰면서 어떻게 국회에 감시 감독할 공무원들에게 법과 원칙을 지키라는 말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난했다.
문희상 의원 등 일각에서 “김 대표를 지금 토사구팽(兎死狗烹)하면 민심이 다시 돌아선다”고 우려하는 것에 대해서는 “토사구팽이라는 표현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김 대표는 이미 비례대표 2번을 받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김 위원장은 “절차적 정당성이 부족한 비대위 체제로는 한계가 있다”고 재차 강조하며 “김 대표가 선거 후에 한 것들을 보면 당론과 위배되는 말씀을 많이 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지지층의 확고한 지지를 얻을 수 없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조기 전당대회를 열 경우 계파 갈등으로 민심이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민주 정당에서 경선이라는 것은 축제지 내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1일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호남에서 김 대표 방문 후 당 지지도가 10% 폭락했다”고 지적하며, 전당대회를 연기하는 건 호남을 포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