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만난 힙합그룹 ‘에픽하이’
지난달 24일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만난 그룹 에픽하이. 뒤로 보이는 대형 의자 모양의 설치미술 작품을 만든 작가가 촬영 중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에픽하이 맞죠? 공연 보고 팬 됐어요.” 왼쪽부터 미쓰라 타블로 투컷. ⓒMax Whittaker
3인조 그룹 에픽하이(타블로 미쓰라 투컷)가 미국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이하 코첼라)에서 올해 일으킨 선풍 말이다.
“(지난달 17일 공연에서) 시작할 때 열댓 명뿐이던 관객이 끝날 무렵 수천 명까지 늘어나 깜짝 놀랐어요.”(타블로) “얼떨떨하지만 하여튼 뭔가 이루고 가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죠.”(미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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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로는 “다른 페스티벌에 비해 규모가 엄청나 일단 확 ‘쫄았다’”며 “첫날 출연자 대기실을 찾았는데 옆에 글쎄 카니에 웨스트(카녜이 웨스트)가 걷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에픽하이는 이날 ‘UP’으로 시작해 ‘BORN HATER’ ‘Fan’ ‘One’ ‘비켜’ ‘부르즈 할리파’까지 다양한 곡으로 6개 주요 무대 중 하나인 ‘사하라 텐트’의 1시간을 열기로 꽉 채웠다. 올해 코첼라를 대표한 거대 의자 작품을 만든 쿠바의 유명 설치미술가 알렉산드르 아레체아는 에픽하이를 찾아와 “공연을 보고 바로 팬이 됐다”고 했다. 이날 객석에서 만난 미국인 톰 폴저 씨(50)도 “가슴을 때리는 비트가 너무 맘에 든다”고 했다.
한국 팀의 코첼라 출연은 2011년 듀오 EE(이윤정 이현준)에 이어 에픽하이가 두 번째다.
“아시아인 관객은 많지 않지만 아시아 음악인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어요. 올해 출연진 중 토키몬스타, 노사지 싱도 한국 교포예요.”(타블로) 지난해 닥터 드레에게 발탁돼 코첼라에 온 신성 앤더슨 팍 역시 한국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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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로가 지난해 설립한 YG 산하 음반사 ‘하이그라운드’의 방향도 궁금했다. 혁오, 검정치마를 영입하며 인디 팝·록을 조명하는 행보가 독특해서다. “검정치마를 정말 좋아했는데 3년 동안 신작 소식이 없어 무작정 수소문해 만났어요. 발라드부터 헤비메탈까지 어떤 장르의 팀이든 저희에게 도움을 청한다면 환영이에요. 처음 하이그라운드를 시작할 때 섭외 1순위는 ‘노라조’였거든요. 하하.”
인디오=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