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A 씨는 캠퍼스가 가장 아름다운 4월에 모두가 함께 하는 졸업식을 만들자는 취지로 올해 처음 도입한 ‘4월 졸업식’의 문제를 지적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8월 박사 학위 졸업예정자인 그는 4월까지 박사학위 논문을 제출한 뒤 5월 11일부터 공개 심사를 앞두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졸업 논문심사에 탈락할 경우 박사학위를 받지 못해 8월 졸업식 참가도 어렵다. 그런데 한창 논문을 쓰고 심사를 앞두고 있는 A 씨에게 인하대는 가운을 입고 4월 졸업식에 참가하라고 통보를 한 것이다.
A 씨는 “노트북을 들고 와 졸업식장에서 논문을 작성하자. 4월 졸업식이 학생들의 실존 없이 이뤄지고 있는 강압과 폭력이라는 점을 똑똑히 보여주자”고 주장했다. 최 총장은 4월 졸업식의 문제를 비판한 A 씨를 향해 ‘인성 자체가 잘못된 사람’이라고 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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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총장은 과거 교수 시절 누구보다도 학내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보인 인물로 유명하다. 표현의 자유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을 다 한 교수 중 한명이다. 그렇기에 이번 대학원생의 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최 총장의 언행을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최 총장은 2005년 6월 공과대학장 선출에서 떨어지자 “공대 학장 선출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유인물과 대자보를 학내에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총장이 된 뒤 누구보다도 ‘표현의 자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물이 됐다. 최 총장은 최근 지역사회에 소통을 하겠다는 뜻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인천의 후보들을 길거리로 찾아 나섰다. 정작 인하대 구성원들은 “대학 내 소통이 더 간절하다”고 외치고 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