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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피플] SK 승리조 박정배 “내 목표는 풀타임”

입력 | 2016-04-20 05:45:00

SK의 프로 12년차 불펜투수 박정배는 “내 목표는 풀타임”이라고 말한다. 부상으로 인해 풀타임을 뛰지 못한 그는 현역 최고령 투수 최영필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선수가 되려고 한다. 스포츠동아DB


2005년 프로입단후 반복되는 부상
올시즌 7경기 2승 2홀드 방어율 0
“아프지 않기” 생애 첫 풀타임 ‘희망’

‘행복하자, 우리.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아프지 말고.’

가수 자이언티의 히트곡인 ‘양화대교’ 속 후렴구다. 시즌 초 SK 불펜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우완투수 박정배(34)와 인터뷰를 하는 내내 이 가사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올 시즌 SK에는 ‘뒷문지기’들이 있다. 나란히 1년간 재활을 함께 한 박정배와 박희수(33)가 FA(프리에이전트)로 팀을 떠난 윤길현(33·롯데)과 정우람(31·한화)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고 있다.

박정배와 박희수는 18일까지 2승 2홀드, 1승 3세이브에 나란히 방어율 0을 기록 중이다. 승리를 지키는 것은 물론 경기 막판 긴박한 상황에 올라 승리에 발판을 놓기도 했다. 특히 마무리 박희수 앞을 지키는 박정배의 존재감이 빛난다. 구속이 140km대 중후반까지 나오고 있고, 어느 해보다 뛰어난 구위가 돋보인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마음을 놓지 않는다. 어깨 수술을 받은 2014년에도 시즌 초반에 페이스가 좋았으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박정배는 “그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아프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아프면 아무 것도 못하지 않나. 훈련뿐만 아니라 생각도 많이 한다”고 털어놨다.

박정배는 2005년 두산에 입단한 뒤 부상으로 1군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2011년 말 방출된 뒤 테스트를 거쳐 SK에서 새로운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SK에 온 뒤로 1군 전력으로 활약했으나, 풀타임과는 거리가 멀었다. 첫 해였던 2012년 77.1이닝을 소화한 게 그나마 풀타임에 근접한 시즌이었다. 그 역시 “내 목표는 풀타임”이라며 활짝 웃었다. 안 아픈 곳이 없을 정도로 부상과 질긴 악연이 있다. 2013년에도 6월 들어 1군에 합류했고, 2014년엔 7월에 낙마해 수술을 받고 1년여가 지난 지난해 8월 1군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아프지 않기’ 위해 그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박정배는 “내 느낌을 체크하면서 하던 운동을 꾸준히 하려고 한다. 루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보다 좋을 때 밸런스를 느끼고, 그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박정배는 7년 전을 떠올렸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박정배는 “앞으로 10년만 더 하자”고 마음먹었다. 수술과 방출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때 다짐한 시간까지 벌써 3년밖에 남지 않았다. 그는 “1년, 1년 열심히 하면 1년, 1년 더 늘려갈 수 있다고 느낀다. 스물여덟 때 생각한 10년, 그 이후론 ‘보너스라고 생각해야지’ 하면서도 ‘아직 더 해야지’라는 생각도 든다”며 미소 지었다.

그가 바라보는 롤모델은 ‘현역 최고령 선수’ 최영필(42)이다. LG 이병규(42·9번)와 함께 마지막 남은 ‘93학번’인 최영필은 여전히 KIA 불펜을 든든히 지키는 ‘소나무’ 같은 존재다. 최영필은 FA 계약 실패 이후 1년간 무적 신세로 멕시코리그와 일본 독립리그를 거치고 2012년 SK 유니폼을 입었다. 박정배와 같은 해에 SK에서 새 출발했기에 옆에서 많은 걸 보고 배웠다.

박정배는 “매년 최영필 선배님처럼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가 오고 마운드에서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나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정배는 그렇게 생애 첫 풀타임을 향한 ‘희망가’를 부르고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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