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밝힌 2.8%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불황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반적인 경기 흐름은 상반기(1~6월)보다 하반기(7~12월) 조금 개선되는 ‘상저하고’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으나 회복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현경연은 17일 ‘2016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3% 성장의 실패와 교훈’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전망했다.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부동산 시장 호조 효과 소멸, 가계 소비심리 위축, 저성장으로 인한 가계소득의 제한적 증가 등 영향으로 1.9%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주택분양 호조에 따른 건설수주 확대 등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3.1%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공급과잉 우려,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등 제약 요인이 상존해 하반기로 갈수록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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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무역수지는 흑자 기조를 유지하겠으나 거래 규모는 지난해에 이어 전년 대비 2년 연속 감소해 불황형 흑자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은 3.3%, 수입은 6.0% 전년 대비 감소해 무역수지 990억 달러, 경상수지는 1090억 달러 내외일 것으로 전망했다.
실업률은 지난해 3.6%에서 올해 3.7%로 높아지고,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3%로 지난해(0.7%)보다는 높아지겠으나 1%대를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현경연은 2년 연속 3% 경제성장률 달성에 실패하는 ‘성장 절벽’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인 추경편성 및 금리인하 정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 내수 기반 강화를 위해 가계의 소비심리 회복과 가계부채 문제 연착륙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설투자 부문은 주택 공급 과잉으로 침체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책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투자 활성화 전략의 무게중심을 ‘개도국형 투자’에서 ‘창조 경제형 투자’로 옮기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구조 개혁, 노동공급 확충, 생산성 혁신, 재정건전성 강화 등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민지기자 jm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