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 ‘The Vegetarian(채식주의자)’으로 영국 맨부커 국제상의 최종 후보 6명에 들었다. 최종 후보에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터키의 오르한 파무크도 포함됐다. 맨부커 국제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불리는 맨부커상의 자매상이다. 맨부커상은 영연방 작가에게, 맨부커 국제상은 비(非)영연방 작가와 번역자에게 주어진다. 수상자는 다음 달 16일 발표된다.
▷평범한 아내가 어느 날 갑자기 채식주의자가 된다. 아내는 구두조차 가죽 제품이라 해서 버릴 정도로 채식에 집착한다. 아내는 어린 시절 자신을 물었다는 이유로 아버지에 의해 비참하게 도살돼 자신도 강제로 먹어야 했던 개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자신의 야수성을 감지한 그녀는 처벌의 한 형태로 자기파괴를 시작한다. 초식(草食)으로도 모자라 차라리 식물이 되기 원했던 아내가 병원에 실려가 (아마도 아내에 의해) 목덜미를 물어뜯긴 새를 쥐고 있는 장면은 인간의 근원적 야수성을 고발하듯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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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