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파워기업]<31> 동원개발
장복만 회장(가운데)이 건설 현장을 찾아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동원개발 제공
회장실 풍경도 비슷했다. 응접용 테이블에도 서류가 수북이 쌓였다. 30여 개 계열사를 지휘하면서 매출액 1조 원을 바라보는 CEO의 집무실이 이런 모습일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밖에선 건설사를 안 좋게 보는 시선도 있다죠?” 동원개발 장복만 회장(74)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그는 “막상 이 일을 자세하게 알면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누군가가 살 집을 짓는다는 게 얼마나 설레고 매력적인 일인지 금방 알게 될 겁니다.”
올 상반기(1∼6월) 부산지역 부동산 시장의 큰 이슈는 분양 최고 경쟁률 380 대 1을 기록한 ‘해운대비스타동원’이었다. 경기 한파로 부동산 시장까지 얼어붙는다는 말이 나오지만 부산에서 브랜드 ‘동원’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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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평가는 6년 연속 부산에서 1위, 전국 36위다. 부산 경남 유일의 코스닥 상장 주택건설사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내실이 탄탄하기로 유명하다. 차입 경영을 지양해 금융부채가 단 한 푼도 없다. 아파트를 지을 때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이용하지도 않는다. 자체 자금으로 땅을 사고 아파트를 짓는다. 특히 중견 건설업체로는 최초로 3년 연속 대한주택보증과 건설공제조합의 기업신용평가에서 신용등급 AA를 획득했다. 은행업계에서 동원개발의 신용도는 최상위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2개 아파트의 분양에 성공한 동원개발은 조만간 부산 연제구 행정타운에 ‘시청역비스타동원’(740채)을 공급한다. 이 사업장은 지상 38층, 4개 동 규모로 아파트 740채와 오피스텔 187실로 구성된다.
동원개발 추현식 주택사업본부장은 “편리한 교통과 풍부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높은 청약 경쟁이 예상된다”며 “이 사업장을 포함해 6월까지 부산에서만 6개 단지에 5900여 채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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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에도 적극적이다. 장 회장은 20여 년간 900억 원가량을 기부했다. 부산은 물론이고 자신의 고향인 경남 통영시에도 통 큰 기부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통영시 광도면에서 태어난 장 회장은 현재 동원고의 전신인 통영상고를 졸업했다.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철재상을 하면서 건설업에 눈을 떠 동원개발을 맨손으로 일궈냈다. 교육 사업에 헌신하기 위해 동원교육재단 동원과학기술대, 동원학당 동원중고교 등도 세웠다. 장 회장은 체육훈장 기린장과 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제16회 부산문화대상’에서 경영부문 대상에 선정됐다.
그는 “기업인은 경영을 건실하게 해야 하고, 남는 것은 사회에 보답해야 한다. 주는 사람이 언제나 더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