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철날 때도 됐지’라는 번안곡으로 알려진 ‘오키 프롬 무스코기(Okie from Muskogee)’로 유명한 미국 컨트리뮤직의 전설 멀 해거드가 숨졌다. 그의 매니저는 해거드가 79세 생일을 맞은 6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팔로 세드로에서 숨졌다고 이날 발표했다.
해거드는 소외된 미국인을 주인공으로 한 노래를 많이 발표해 ‘노동자들의 시인’으로 불린 싱어송라이터이다. 대표곡 중 하나인 ‘싱 미 백 홈’(1968년)은 사형수가 사형을 앞두고 고향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노래다. 하지만 ‘무스코기의 촌놈들’이란 뜻의 ‘오키 프롬 무스코기’(1969년)는 미국 보수파의 성가(聖歌)가 된 역설적 가수이기도 하다.
무스코기는 미국의 깡촌으로 유명한 오클라호마 주의 작은 마을. 해거드는 히피문화가 판치던 1960년대 말 이 마을을 지나다가 “우리 무스코기에선 마리화나를 피우지 않네/LSD(마약)에 빠져 해롱대지도 않는다네/대로변에서 군대영장을 불태우지도 않네”로 시작하는 노래를 발표했다. 히피문화에 대한 염증과 건강한 미국 향촌문화에 향수를 담은 이 노래는 미국 보수파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선거철마다 공화당의 로고송처럼 불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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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