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락 부산경남취재본부
5일 오후 4시 50분경 울산 동구청 옆 울산대교 전망대 입구. 경비원들이 도로 입구를 막고 차량을 통제했다. 임산부와 노약자 장애인 탑승 차량을 제외한 모든 차량은 출입할 수 없다고 했다. 걸어서 전망대로 갔다. 급경사 길을 5분쯤 올라가니 넓은 주차장이 나왔다. 울산시와 동구가 총 10억 원을 들여 7520m²에 113대를 주차할 수 있게 만든 주차장이다. 11일 개방할 예정이다. 이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는 900여 m. 오르막 산길을 20여 분 걸어 전망대에 도착했다. 전망대와 좀 더 가까운 곳에 주차장을 설치했다면 접근성이 뛰어나 관광객 유치에 더 유리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동구 관계자는 “현재의 주차장은 등산객의 안전을 고려한 최적의 장소”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 N타워도 주차장과의 거리가 이 정도 된다”고 덧붙였다. 걸으면서 서울 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는 N타워와 산길만 이어지는 울산대교 전망대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궁색한 변명에 불과했다. 울산대교 전망대는 총연장 8380m의 울산대교 개통에 맞춰 지난해 7월 울산 동구 염포산 정상에 지상 4층, 높이 63.2m로 완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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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대를 댈 수 있는 전망대 사무실 입구 주차장도 텅 비어 있었다. 편의주의식 행정을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 도로에 안내판도 없어 전망대를 찾아가기도 쉽지 않았다. 울산시민인 기자도 전망대 입구를 찾지 못할 정도인데 외지 관광객들은 오죽할까 싶었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싶은 게 인간의 욕망이라 했다. 땀 흘리며 산 정상에 오르려 하고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줄을 서는 이유다.
53억 원을 들여 만든 울산대교 전망대는 울산에서는 유일하게 높은 곳에서 울산 전역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울산석유화학공단, 영남알프스, 태화강 등 울산의 상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전망대에서 본 울산의 모습이 ‘울산 12경’에 뽑혔을 정도로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전망대를 둘러보면서 ‘보석’이 될 관광자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정재락 부산경남취재본부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