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출근 첫날 자신의 교통카드에 거액을 충전해 달아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편의점에 위장 취업해 주인 몰래 교통카드 여러 장을 충전한 뒤 이를 환불받는 식으로 돈을 가로챈 혐의(컴퓨터 등 사용사기·절도)로 안모 씨(23)를 구속해 경찰에 송치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안 씨는 19일 강동구의 한 편의점에 가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적은 이력서를 내고 아르바이트생으로 취업했다. 이후 이튿날 밤 12시부터 오전 5시30분까지 미리 준비한 교통카드 12장에 120번에 걸쳐 600여만 원을 충전한 뒤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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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한 돈은 자동화기기(ATM)를 통해 자신과 지인의 통장 계좌로 환불받았다. 안 씨는 경찰 조사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신분 확인 절차가 허술하고 야간 근무자가 적다는 점을 노렸다”며 “가로챈 돈은 인터넷 도박으로 3시간 만에 몽땅 날렸다”고 진술했다.
안 씨는 앞서 경기 의정부시의 한 편의점에서도 같은 범행을 하려다 발각돼 돈을 모두 물어내고 입건된 바 있다. 안 씨는 경찰에 “도박 중독으로 정신병원 신세를 진 적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